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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장애아 통합수업 꿈도 못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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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인팀
조회 7,541회 작성일 01-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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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획기사 내용입니다. [교육이 희망이다]장애아 통합수업 꿈도 못꾼다 《“일반 초등학교 특수학급에 다니는 장애아 아들을 둔 학부모입니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이사온 뒤 승용차로 40분 걸리는 학교로 6년간 등하교를 시켜왔습니다. 집 근처 학교에는 특수학급이 없어 동네 친구도 못 사귀고 먼 학교를 다녔는데 내년에 더 먼 중학교로 보내야 하는 현실 앞에서 세상에 대한 울분마저 치밉니다. 제발 가까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주세요.” 장애아 학부모 박모씨가 최근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에 올린 하소연은 우리나라의 장애아 교육이 얼마나 후진적인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에 불과하다.》 국민 생활 수준은 선진국에 버금가면서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이란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인색하다. 장애인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고 기준도 관련 부처마다 다르다. 85년 전체 인구대비 장애인 비율이 2.44%인 것으로 추정해 각종 정책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전체 장애인 수에 대해 정부는 100만명이라고, 장애인 단체는 400만명이라고 주장한다. 학령인구 가운데 20만8000명이 장애아로 추정되고 이중 일반 학급에서 교육이 가능한 아동 10만1500명을 제외하면 10만6500명이 특수교육 대상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유치부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장애아는 5만명에 불과해 나머지 5만여명이 ‘증발’된 셈이다. 일선 장애아 특수교육기관은 장애 학생을 찾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 학교에서 적절한 특수교육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학생을 감안한다 해도 장애인 비율이 2.44%라는 것은 엉터리 통계라는 지적이다. 국립특수교육원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전국 180개 지역 교육청의 6∼11세 아동 15만명을 대상으로 장애인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특수교육은 주로 장애인만을 위한 별도의 특수학교와 일반 초중고교에 별도의 반을 편성한 특수학급 형태로 이뤄진다. 지금은 특수학교보다 일반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통합교육이 세계적 추세이지만 특수학급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정상아를 둔 학부모들의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는 초등 2306개교, 중학교 592개교이지만 고교는 970개교 중 7.7%인 75개교이며 학생 수도 1200명에 불과하다. 서울시교육청 김정연 장학관은 “고교는 사립학교가 많은 데다 장애아들이 대학입시 준비에 방해가 된다고 꺼려 서울시내에서 10개교 23학급에 260명밖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존 학교에 설치하기 어려워 학교를 신설할 때 몰래 특수학급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특수학교 134개 중 87개가 사립이다. 특수교육의 사립 의존도가 65%를 넘는 셈이다. 게다가 특수교육 유치원은 대부분 사립이어서 교육비가 월 30만∼70만원으로 일반 유치원에 비해 비싸다. 그나마 입학하기가 쉽지 않아 1년 이상 기다리다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기 안산시 본오동 국립 한국선진학교에는 유치부 초중고교 장애학생 304명이 다닌다. 이 학교는 다른 사립학교에 비해 시설이 좋은 편이어서 인기가 높다. 기자가 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중학교 3학년생 10여명이 조미료 통의 뚜껑을 조립한 뒤 차량에 운반해 싣는 과정을 반복 훈련하고 있었다. 실제로 출근카드를 적고 생산부, 자재운송부, 총무부 등의 역할을 하는 등 사회생활을 간접 체험하면서 끈기 있게 노력하고 서로 협응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일종의 사회생활교육이었다. 정신지체 학생인 이지연양(15)은 “뚜껑을 끼우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즐겁다”고 힘겹게 말했다. 장애인 학생들은 단순한 반복 노동은 할 수 있어 작업 보조자로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졸업생의 50%가 취업하지만 얼마 안 돼 대부분 쫓겨나거나 스스로 그만둔다. 월급도 30만∼50만원이면 많은 편일 정도로 열악하다. 김영목 교사는 “한 중소기업에서 간단한 부품조립 일감을 맡겼다가 장애아들이 납품기일을 맞추지 못해 일감을 회수해 버렸을 때 모두 울었다”면서 “업체들이 장애학생들에게 다양한 실습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수교육 교사들에 대한 지원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정신지체아 등 통제하기 어려운 아이들을 다루는 일이 쉽지 않지만 일반 교사에 비해 1호봉 가산점과 월 5만원의 수당을 더 주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6년 전 2만원이 오른 뒤 계속 제자리 걸음이어서 특수교사의 사기를 위해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국립특수교육원 박경숙 원장은 “직원 36명 가운데 교육연구 인력은 17명에 불과하고 예산도 36억원에 불과해 교육과정 개발이나 교사연수에 어려움이 많아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인터뷰/국립특수교육원 박경숙원장▼ “장애인 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특수교사뿐만 아니라 물리치료사 심리전문가 등이 특수교육을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적극 개발해야 합니다.” 장애인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국립특수교육원 박경숙 원장은 특수교육을 양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한 차원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77년 특수교육진흥법이 제정된 뒤 30년간 양적으로 크게 발전했지만 유치부와 고등부는 아직도 미흡하다”면서 “교수 학습자료가 부족해 질적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새로운 학습자료를 개발할 연구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특수교육원은 장애인 특수교육에 대한 연구, 교사연수, 정보화 구축 등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예산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 한국은 장애인교육에 교육예산의 1.8%를 쓰고 있는데 비해 일본은 5.6%, 미국은 주에 따라 15%까지 예산을 배정해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박 원장은 “특수교육은 예산을 배정할 때 항상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며 “도시지역은 특수교사 확보가 쉽지만 지방은 지원자가 별로 없어 전문성이 없는 일반교사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자폐증 아들 때문에 특수교육을 공부하다 박사학위까지 딴 박 원장은 “남편이 심리학 교수여서 특수교육을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생을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교육은 장애아만 분리한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생과 함께 공부하는 통합교육으로 나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학부모들이 불만을 터뜨려 통합교육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박 원장은 “휠체어 몇 대를 사주는 것보다 장애인들을 진정한 이웃으로 여기는 열린 마음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군포장애인부모회장 박옥순씨▼ 박옥순씨(가운데)와 아들 장문영군 신체적인 장애인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능력이라도 있지만 자폐증 등 정신지체 장애인은 이마저 힘들어 가족들이 그 고통을 모두 껴안아야 한다. 경기 군포시 군포장애인부모회는 이런 고통을 함께 나누며 서로 돕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1월 창립됐다. 장애아를 둔 150가족이 모여 장애인의 권익을 위해 작은 사무실을 얻어 둥지를 틀었지만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회장 박옥순씨(40·여)는 자폐증 장애아인 아들(장문영·고3) 때문에 어느 학부모 못지 않게 바쁘다. 아들은 대학에 가는 것이 소원이지만 자폐아여서 진학할 수 없는 처지다. 박씨는 아들의 소망을 풀어줄 고민을 하다 아들 대신 자신이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내년 3월 경기 평택시에서 문을 여는 ‘한국재활복지대학’ 재활복지과에 자기추천 특별전형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내가 공부하면서 아들을 청강생으로 데리고 다니면 대학 구경이라도 하겠지요. 그동안 장애인단체에서 자원봉사한 내용 등을 담아 추천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상을 타면 도움이 된다고 해서 글짓기 대회에도 나가고 있어요.” 박 회장은 아들의 자폐증을 처음 발견했을 때 자살을 결심하는 등 방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를 잃어버렸다 되찾은 뒤 생각이 바뀌었다. 여섯살이 넘게 엄마 얼굴도 모르는 아이를 붙잡고 교육시킨 덕분인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주위 사람들이 ‘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호전됐다. 아들을 일반 중학교에 보낸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 사춘기 급우들이 아들의 특이한 행동을 놀리는 차원을 넘어 욕설을 퍼붓고 구타를 일삼자 아들은 간질증세까지 보이는 등 옛 상태로 되돌아갔다. 박 회장은 아들을 고교에 보낸 뒤 장애아 문제에 뛰어들어 7개 고교에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급을 만들었다. 그는 요즘도 석달간 교육을 받은 고교생 자원봉사자 60명과 장애아 30명이 수리산을 등반하는 ‘주말여가학교 발대식’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 박 회장은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과 취업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http://www.donga.com/fbin/searchview?n=20010820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