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을기다리며/이홍용

아담을 기다리며

마사 베크 지음·김태언 옮김

녹색평론사(2002)·1만원

다운 증후군 아이, 아주 특별한 천사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준비하는 학생 부부가 아담이라는 다운증후군 아이를 임신해서 낳기까지 절망과 고통, 두려움 등의 경험을 써 내려간 회상록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기분이 좋았다. 다운증후군 아이에 대한 선입견이 깨져나가서 그랬을 수도 있다. 경쟁과 승리의 세계관으로 무장한 사람들의 ‘합리적’ 삶의 방식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묻어 있어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책 속의 시선과 문장들은 얼마나 꼼꼼하고 비범하며 또 감동적인가. 이 모든 미덕과 함께, 아니 이 이상으로 나를 즐겁게 해준 것은 ‘멍청하고 흉하고 이상하고 둔하고 느리고 무능한 기형’의 아이가 실은 아주 특별한 천사임을 깨달아가는 이들 부부의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정상적인’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보물을 내다버리고 쓰레기들을 소중히 간직하느라 삶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일은 비록 고통스럽지만, 우리 모두가 아담과 똑같이 천사의 영혼을 가지고 이 지상에 왔다는 깨달음은 삶이 날마다 기적이 되는 일의 시작으로서 충분할 것이다.

이홍용/삼인 주간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