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함께 살지 선택할 권리, 탈시설 찬‧반 논란 속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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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누구와 함께 살지 선택할 권리-탈시설 찬‧반 논란 속 해법 찾기’라는 주제로 수년간 지속돼온 탈시설 정책에 대한 장애계 찬·반 의견을 정리한 장애인정책리포트(제418호)를 발간했다.
탈시설은 2009년 중증장애인요양시설 석암베다스다에서 거주하던 장애인이 자유를 억압하고 폭행,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거주시설로부터 자립생활 지원을 호소하며 노숙농성을 전개한 것을 계기로 촉발, 서울시에서 탈시설화 정책선언이 이루어지면서 정책으로 대두됐다. 탈시설이란 단순히 시설에서 나오는 거주 공간 이동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안에서 자립생활이 가능한 환경 조성까지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장애인거주시설은 2020년 말 기준 1539개소로 2만9086명이 생활하고 있다. 장애인복지 예산을 살펴보면 거주시설 운영은 80% 이상을 차지하는 3대 사업(▲장애인연금/수당, ▲활동지원, ▲거주시설 운영) 중 하나로, 장애인연금/수당보다 연평균 예산증가율이 더 큰 것으로 보아 2021년까지 정부 정책은 시설을 보호·육성하는 시설위주 정책이 펼쳐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UN CRPD 비준 등 국내외 장애인권의 흐름에 따라 장애계 탈시설 촉구 운동은 더욱 활발해졌으며, 이에 부응해 2020년 12월 장애인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으나(최혜영 국회의원 외 68인)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이듬해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2~2024년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정부에서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로드맵을 발표하며 시설보호정책에서 탈시설로 정책방향의 전환을 선언했지만 이후 장애계 내에서 여러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해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주로 대립되는 의견은 아래의 표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이번 리포트는 미국, 스웨덴, 영국의 탈시설 정책 이행 사례를 제공해여 독자가 객관적인 판단을 해볼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의 행복한 삶에 대한 염원에는 국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통적이고, 이 점을 오랜 시간 지속돼온 의견 대립의 실마리로 보았다. 현시점에 맞는 국가의 역할은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가족의 부담 경감을 위해 국가의 책임과 역할 확대로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미흡했던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하며, 형평성과 격차 측면에서 지자체 간 차이를 조정하는 게 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탈시설의 궁극적인 목적은 장애인도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함이며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다. 탈시설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다양한 이해 주체가 지향하는 탈시설의 목표와 이상향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고, 이후 법 제정, 지역사회서비스 확대, 기존 시설의 개선 등 다차원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탈시설 이후 최우선 과제는 지역사회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금보다 다양한 주거유형이 반드시 정립돼야 하며, 당사자의 사회적 환경과 심리적 회복이 가능한 시기를 고려해 전환기를 어느 기간으로 정할지 등 합의가 필요하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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