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두려운 게 아니라 모르는 게 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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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이슬
조회 874회
작성일 14-02-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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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경제수준과 더불어 국민의식도 함께 성장했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이 받고 있는 차별과 편견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장애인은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데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회적 참여는 쉽지가 않다.
제도를 만들고 지원을 한다고 문서로 발표했다고 다 된 것이 아니다. 함께 실천에 옮겨 시행착오를 거쳐야 그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하고, 강자는 디딤돌이라고 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가 보면 디딤돌 같은 사람도 만나고 걸림돌 같은 사람과도 만난다. 때로는 디딤돌 같았던 사람이 나에게 걸림돌 같은 사람과도 만난다. 때로는 디딤돌 같았던 사람이 나에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걸림돌 같던 사람이 오히려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너무 쉽게 디딤돌이나 걸림돌로 단정 짓지 말아야 한다. 서로 돕고 나누면서 살다가 보면 대부분은 훌륭한 디딤돌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에 '무궁화봉사단'이라는 단체의 발대식이 있었다. 지체,농아,시각장애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은 물론 생활이 어려운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한 부모가정 등까지도 살피면서 다 함께 행복을 누리는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자 창단된 모임이었다. 행사장은 규모가 꽤 큰 종합운동장이었다. 모처럼 영남, 충청, 호남, 강원도 민회 등에서 후원까지 해줘 통합된 모습이 보기에도 좋았다. 전직 시장과 시도의원들도 참석해 행사장은 대한의 추위에도 후끈 달아올랐다.
강관희 교육의원이 휠체어를 밀고 나와 축사를 했다. 강의원은 교육의원이 되기 전 대학에서 체육학과 교수로 누구보다도 튼튼한 체력의 소유자였다. 의원으로 당선된 후 도의회로 출근하다가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의 장애인이 됐다고 한다.
"시민 모두에게 개방된 종합운동장에 휠체어가 다닐 비탈길이 제대로 되지 않아 너무 불편하군요. 물론 시내에서 외식하려 해도 마땅한 곳이 없지만요. 제가 걸어 다닐 수만 있다면 이런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될 텐데, 장애가 두려운게 아니라 사람들이 장애라는 걸 모르는게 더 두렵습니다."
쇠망치로 한 방 맞은 기분이다. 장애인의 의료, 교육, 직업재활, 생활환경 등 복지대책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세웠다고 하지만 이처럼 그들이 사회참여를 막고 있었다. 법이나 정책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들의 불편함을 우리는 모르고 있었다.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구석구석 살펴보아야 할 시점이다. 장애인들은 복지보다도 인권 문제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는다. 장애를 겪어보지 못했기에 불편함이 실감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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