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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의 꿈' 이루는 시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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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2,740회 작성일 09-03-0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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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의 시력을 모두 잃은 장애인이 역경을 딛고 어렸을 적부터 꿈꿔왔던 단편 영화 제작에 나서 주변에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최근 전남 보성에서 중증장애인의 희망을 담은 영화 `조금 불편한,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촬영을 마친 임덕윤(41)씨.

이번 영화에서 감독 겸 배우에 제작까지 맡은 임씨는 3일 "고교 시절부터 그려오던 영화감독의 꿈을 이제야 이루게 됐다"며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나는 영화가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교 3학년 때부터 단역배우, 조연으로 왕성히 활동했던 임씨는 남들보다 10년이나 늦게 대학에 들어가 영상편집을 전공했고 이후 충무로 영화 연출부에서 경험을 쌓았던 `영화인'이었다.

그러나 2003년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하던 중 찾아온 망막박리증으로 시력을 모두 잃었고 이때 만성신부전증까지 겹치면서 일주일에 세 번씩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하는 중증장애인이 됐다.

보성에서 요양을 시작했지만 임씨는 시력상실이라는 치명적인 장애를 입었다는 생각에 어떤 의욕도 가질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시각장애인을 위한 드라마 화면해설방송을 접하게 됐고 임씨는 자신이 머릿속에 그린 상상의 이미지도 영상으로 만들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다시금 영화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컴퓨터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과거 알고 지내던 영화인들이 동참하면서 이번 영화 촬영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임씨는 이번 영화에서 `어찌하다 보니 중증장애인이 된 임덕윤의 일상'을 보여줌으로써 관객에게 장애와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록 장애를 얻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다지 불편하거나 불행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장애인이 희망을 얻을 수 있기를 임씨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영화 완성까지는 여러 고비를 넘겨야 한다. 시각장애인이 그리는 이미지를 표현하려면 컴퓨터그래픽 작업이 필수지만 작업비 4억원은 큰 부담이다.

뜻이 있는 대학 영화관련 학과와 프로덕션에 도움을 요청하겠다는 임씨는 후반 편집 작업을 마치는 대로 자신의 데뷔작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에 출품할 계획이다.

withwit@yna.co.kr
신재우 기자(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