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장애인 채용, 더이상 미룰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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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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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3-01-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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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7일) 저녁 퇴근길에 버스를 타고 가다 우연히 청각장애인들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봤다. 수화에 의존해 대화를 나누는 이들을 보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대하는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특히 일자리 문제는 장애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장애인들에게 넉넉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은 그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2년 하반기 장애인 고용 저조기업 명단을 보면 1845개사의 장애인 고용률(전체 직원 대비)이 1.3%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장애인 의무고용률(2.5%)의 절반 수준인 1.3%도 지키는 않는 기업이 이렇게 많은데, 의무고용률을 초과하는 기업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힘든 상황이다.
현행법상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하면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일종의 과태료인 셈이다. 그런데 아직도 다수의 기업들은 고용부담금으로 나가는 돈은 안 아깝고 장애인을 뽑는 것은 ‘금기사항’처럼 취급하고 있다.
대선 후보를 배출한 유명 보안업체인 안랩이나 인터넷포털 다음, SK플래닛, 포스코ICT, 네오플, KTH 등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만한 IT기업들이 바로 장애인에게 입사 문을 열어주지 않는 대표적인 곳들이다. 지난해부터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장애인 채용을 확대하고 있고, 장애인 고용 자회사 설립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중견기업들까지는 채용의 온기(溫氣)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IT는 업무 특성상 육체적 노동이 필요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활약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분야다. 그런데도 많은 IT기업들이 장애인 채용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인턴사원’ 채용보다도 중요하지 않게 여기고 있다.
연말이나 명절이 다가오면 많은 기업들이 봉사활동을 펼친다면서 요란법석을 떨곤 한다. 다음 달 설이 다가오면서 이런 현상은 또다시 되풀이 될 것이다.
이 시점에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진정한 사회공헌활동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불우이웃에게 쌀과 물품을 전달하는 일뿐 아니라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 역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자 의무다.
CEO 스스로가 장애인들을 함께 일할 수 있는 ‘파트너’로 대우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들은 실업자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 번에 많은 수가 아니더라도 기업들이 조금씩 채용을 늘려 나간다면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은 보다 쉬워질 수 있다.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같은 인물이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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