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힘차게 물살을 수영보조기구 만든 서울대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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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은경
조회 1,042회
작성일 13-01-1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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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바퀴 부품으로 만든 수영보조기구가 물에 뜨기나 할까."
서울대 산업공학과 조민규(26ㆍ4학년)씨의 이 같은 고민은 기우였다. 지난달 초 서울 관악구의 한 수영장에서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가진 윤병환(42)씨는 조씨와 동료들이 만든 수영보조기구를 착용하고 힘차게 물살을 가로질렀다. 두 달 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같은 인간공학 수업을 수강하던 조씨와 팀원들이 수영보조기구 제작에 착수한 것은 지난 9월말 학내 산업기술지원센터로부터 소개 받은 윤씨를 만나면서다. 평소 운동을 즐기던 윤씨였지만 하반신 마비로 인해 유독 수영만큼은 쉽지 않다는 나름의 불평을 들은 것이다.
팀장 조씨를 비롯해 같은 과 후배 이수영(25)씨와 간호학과 장지은(22)씨, 건축, 컴퓨터를 각각 전공하는 독일 교환학생 니코 카이나스(27)씨와 플로리안 운터슈타인(27)씨 등 다양한 전공자들로 구성된 팀은 각자의 전문분야를 살려 개발을 시작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다리에 착용하는 기구 형태로 설계까지 마쳤지만 다리에만 부력이 작용하면 상체가 물에 가라앉을 수 있다는 윤씨의 지적에 작업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구를 착용하고 수영할 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점도 윤씨로서는 피하고 싶었다. 팀원들은 전신 수영복 형태로 설계를 바꿨지만 이번에는 돈이 문제였다. 수영복에 부착할 공기 주머니를 제작하기 위한 주형 틀을 맞추는 비용만 1,000만원이 넘었다. 학생신분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돈이다. 독일 유학생 니코씨가 자전거 바퀴 튜브를 아이디어로 제시하면서 제작은 다시 시작됐지만 예산 절감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은 계속됐다. 시중의 스킨스쿠버 복을 활용해 비용을 줄였지만 이를 수선할 수 있는 세탁소를 찾기 위해 신림동 인근을 죄다 뒤졌고 상체 부력 향상을 위해 수영장 킥판을 일일이 잘라 붙이는 수작업을 한 끝에 단돈 40만원으로 물에 뜨는 전신수영복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만든 보조기구를 시험해 본 윤씨는 "다리가 물에 잘 뜰 뿐만 아니라 펌프를 이용한 공기 주입량 조절도 가능해 물속에서의 자세 교정이 편하다"며 크게 만족했다.
이들이 제작한 수영보조기구는 지난 달 28일 서울대, 숭실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16개 학생 팀이 참가한 산업기술센터 주관의 '함께하는 기술 발표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학생들을 지도한 박우진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장애인뿐 아니라 노인들을 비롯해 어부, 해양경찰 등 수중 활동이 많은 직종에 아주 유용할 것으로 보여 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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