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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 만들기엔 장애가 없죠”… 장애인 요리경연대회 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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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승찬
조회 7,413회 작성일 02-11-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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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2002.11.24 된장찌개랑 메추리알 볶음은 자신 있어요. 꼭 대상 타서 복지관에 TV를 가져갈거예요” 23일 오전 서울 한솔요리학원 종로점에서 열린 ‘제1회 장애인 요리경연대회’에 참가한 정신지체장애인 정혜영씨(31)는 당찬 표정을 지어보였다. ‘사랑의 복지관’이 주최하는 이 대회에 참가한 54명의 선수들은 모두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지능에 해당하는 IQ 35∼70의 정신지체 2∼3급 장애인들이다. 이들 참가자들이 복지관이나 생활시설별로 3명이 1조를 이뤄 볶음밥과 감자요리를 완성하는 것이 과제다. 정씨가 속한 ‘햇빛촌’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팀원 박경숙씨(48)와 권임주씨(47) 모두 사랑의 복지관 재활 프로그램 ‘알뜰살림’을 수강한 요리경력 2년차들이고,자신들도 장애가 있으면서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인 ‘사랑리스파이트홈’에 수용된 다른 장애인들을 위해 1년 동안 빨래와 청소,설거지를 함께 도우며 단단히 팀워크도 다졌다. 남자로만 구성된 다니엘 복지원 소속 ‘붉은 요리단’의 홍기찬씨(31)는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처음 요리를 시작한 초보. 하지만 “요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 하고 싶다”며 즐거워했다. 교남소망의집 대표로 참가한 ‘드림팀’에는 응원단까지 동원됐다. 여자친구 이혜림씨(20)를 응원하러 온 박훈규씨(22)는 참가자 외에는 대회장 입장이 허용되지 않아 창문으로 지켜보며 선물로 사온 장미꽃만 만지작거렸다. 자신의 몸조차 추스리기 힘든 장애인들이 칼을 만지고 가스레인지를 다루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정해진 2시간 동안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요리가 완성됐다. 심사를 맡은 김문정 한솔요리학원 부원장(50)은 “속도가 좀 느리다 뿐이지 솜씨는 우리 학생들보다 더 정성스럽고 꼼꼼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날 대상을 차지한 것은 신아재활원의 ‘쿠킹 러브’팀이 내놓은 ‘감자 샐러드 바게트 샌드위치’. 붉은요리단은 금상을,햇빛촌은 은상을,드림팀은 동상을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사랑의복지관 관장 김해용 목사(46)는 “장애인들 스스로 식생활을 해결하는 것은 자립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이번 대회가 장애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비장애인들에게는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혜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