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출신 현대판 허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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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틀담 명희숙
조회 7,060회
작성일 02-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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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장애인 한의사가 동료 장애인 등 불우이웃을 위해 지난 21년간 꾸준히 무료진료를 펼치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첫 돌이 지날 무렵 소아마비를 앓고 오른쪽 다리가 불구가 된 2급 장애인 한의사 윤석용(51)씨.
윤씨는 지난 81년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천호한의원을 개원한 이후 지금까지 지역 장애인과 불우이웃 등을 위한 무료진료 및 방문진료 등을 벌이고 있다.
경희대 한의학과 시절 학생운동에 앞장서다 제적당한 후 포장마차, 건축자재상 등을 전전했던 윤씨는 10.26 사태이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나머지 공부를 겨우 마치고, 졸업하는 등 힘겨운 시절을 겪기도 했다.
이런 그가 대학 졸업후 한의원을 개원, 그동안 장애인으로서 그리고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통해 느꼈던 다양한 인간적 경험 등을 삶의 거울로 삼고 지역의 불우이웃 등을 위해 사랑의 무료진료에 나서게 된 것.
하루 많게는 20∼30명에 이르는 무료 진료 대상 환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윤씨의 한의원은 이젠 `동네의 명물'이 됐고 윤씨도 `현대판 허준'으로 주민들 사이에는 평판이 자자하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주말마다 홀로 미사리와 난지도, 양평 등 교외에 떨어져 있는 마을을 방문, 불우이웃을 돕는 방문 진료를 다녔지만 요즘은 생각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한달에 두번 정도만 방문 진료에 나서고 있다.
동네주민들은 "어렵게 사는 이웃의 아픔을 이해하고 아무런 대가없이 치유해 주는 윤 원장님이 너무 고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윤씨는 "소아마비로 불구가 됐지만 이는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라는 소임으로 생각했다"며 "그래서 돈이 없어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한의사가 됐고, 지금의 한의사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바쁜 봉사생활 가운데서도 짬을 내 대학시절부터 80년대까지 시대의 단상을 적은 `사계절의 울음', 통일을 주제로 한 `그래도 지금, 곧 다시'라는 시집과 복지 정책서적인 `개인 맞춤형 복지시대' 등의 책을 저술하기도 했다.
서울시 한의사협회와 장애인 재활협회의 주요 임원직도 지내는 등 사회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윤씨는 "다만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서울연합뉴스, 2002-02-14, 장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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