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릴 때 마음이 차분해지고 친구에게 잘해주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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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상씨는 자신의 작품을 관람하러 온 관람객에게 싸인을 해주면 연신 행복한 미소를 짖고 있었다. 21일 노틀담복지관 강의실에서는 조금 특별한 개인 미술전이 열렸다. 바로 이희상씨의 작품들로 꾸며진 ‘이희상 개인 미술전-사랑을 담고’ 전시회가 그것이다. 2018년 4월 노틀담복지관에서 장애인의 날을 맞아 마련한 ‘꿈나무 꾸미기’에 희상씨가 달아 놓은 ‘그림을 배워 전시회를 열고 싶어요’ 소망이 채택이 되면서 그녀의 꿈이 실현됐다.
“처음 여는 개인전시회다 보니 너무 기쁘고, 바쁜 중에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해주시니 너무 기분이 좋아요.” 어릴 때부터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했다는 희상씨는 주로 핸드폰으로 찍은 친구와 주변 사람들의 사진을 보며 그림을 그린다고 이야기 했다.
실제로 희상씨의 작품의 대다수가 인물화였고, 자신의 모습을 그림 자화상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림을 그리면 집중도 잘 되고 화가 났던 마음도 차분해지면서 친구한테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좋다.”라고 그림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희상씨에게는 조금 더 큰 꿈이 있다. “여기보다 넓은 공간에서 모델이 되어준 친구들과 복지관 식구들, 또 그림을 가르쳐주신 선생님을 초대해서 파티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 전시회도 더 크게 열고 싶고요.” 이토록 그림에 대한 열정이 강한 희상씨지만 미술 수업을 수강하기까지 힘든 점도 많았다. 복지관에서 외부 학원을 알아보는 동안 희상씨가 지적장애인이란 이유로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곳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희상씨 전에도 장애인에게 수업을 해본적이 있다는 문화센터 강사님을 만나면서 희상씨의 꿈이 실현될 수 있었다. 노틀담 복지관 김계향 팀장은 “장애인의 자립이 꼭 독립해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존감을 높이고 의미있는 삶을 살고, 지역사회 내에서 관계성을 형성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의 자립이죠. 사실 저희도 복지관 내에서가 아니라 외부시설과 연계해 진행했던 사업은 처음이라 ‘잘 될까’라는 걱정도 있었는데, 희상씨가 이렇게 훌륭하게 이루어내는 걸 보니 지역사회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좀 더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희상씨 덕에 저희도 많은 걸 배우게 된거죠”라고 말했다. 이날 희상씨만큼이나 행복한 미소를 보이는 사람이 또 있었다. 바로 희상씨의 친언니인 이미영씨다. 그녀는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이 말도 없이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는데, 그림을 시작하고 놀라울 정도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영씨는 “희상이는 그림을 그릴 때 만큼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하는 모습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 역시 너무 행복해지는 것 같다. 앞으로도 희상이가 항상 웃으며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몇몇 관람객들이 희상씨의 작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고, 실제 판매되기도 했다. 희상씨는 그림의 판매금액을 복지관 친구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선한 마음으로 그린 따뜻한 그림, 그리고 그녀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해준 많은 사람들 덕분에 노틀담복지관과 희상씨 가족의 2018년 연말은 그 어느때보다 따뜻해 보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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