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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활동지원법, ‘제2의 장애인연금’ 되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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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085회 작성일 10-10-0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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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장애인의 활동보조와 요양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2011년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이하 장애인활동지원법)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장애인활동지원법은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수행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제공하는 활동지원급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해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경감함으로써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장애인활동지원법을 살펴보면 현행 활동보조지원사업에서 제공되고 있는 신변처리, 가사지원, 출·퇴근 보조 등의 서비스 외 노인장기요양서비스에서 제공되고 있는 방문간호, 방문목욕, 주간보호 등의 서비스가 추가된 형태다.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6일 토론회 ‘장애인활동지원법률(안), 사회참여 활성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은?’을 국회도서관에서 진행했다.

윤석용 의원은 “장애인연금제도를 시행한다고 했을 때 참 많이 반대했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연금제도는 통과됐고, 그로 인해 많은 장애인들이 한나라당으로부터 등을 돌렸다. 아무리 개정한다고 한들,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된다면 소용없다”며 “더 이상 불합리한 제도를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토론회의 의미를 전했다.



“장애인 관련 서비스의 획기적 전환점 돼야”


주제발표를 맡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용찬 선임연구위원은 장애인활동지원법의 제정 필요성과 주요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변 선임연구원은 “등록장애인의 연평균 증가율 8%, 등록장애인 240만명 시대에 급격히 증가하는 장애인의 요양보호 문제는 중요한 과제”라며 “2008년 장애인 실태조사 결과 장애인 중 일상생활 동작의 수행에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은 33.8%나 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의 93.4%는 도와주는 사람이 있는데 대부분이 가족이었고, 도움을 받을 가족이 없는 경우는 6.6%로 사회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7년 4월부터 시행된 활동보조서비스는 대상이 최중증장애인(장애등급 1급)에 국한돼 있고, 재가서비스 역시 미흡한 실정에 있다고 지적했다.

변 선임연구원은 “장애인의 경우 장기요양서비스 수요가 높고 가족의 간병 부담이 놓은 현실을 감안할 때,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때 고려해야할 점은 장애인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꾸려나갈 수 있는 ‘자립생활 패러다임’이다”고 말했다.

장애인활동지원법 명칭에 대해서는 “2008년 장애인장기요양보장제도 1차 시범사업의 시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장애인은 ‘요양’의 대상이 아닌 ‘자립과 사회참여’를 위한 활동보조 중심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변 선임연구원은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신청자격은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수행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애정도 이상인 자’로, 재원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선 중증장애인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기존의 활동보조제도에서는 대상자가 1급에 한정돼 있으나 향후 보편적인 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등급과 무관하게 인정조사표에 의한 일정점수 이상인 자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는 어린이의 서비스와 성인의 서비스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며, 서비스 대상자 선정기준도 별도로 구축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변 선임연구원은 “장애인활동지원법은 65세 이상이 돼 활동지원사업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로 전환될 때 서비스 연계 공백이 없도록 하는 방안의 하나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인정할 경우 활동지원서비스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전했다.

급여의 종류에 대해서도 살폈다. 현행 활동보조지원사업에서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에 방문목욕 등의 서비스가 추가돼 급여의 종류가 확대돼 있지만, 급여가 재가서비스에 한정돼 있고 시설서비스는 급여에서 제외돼 있다는 것.

변 선임연구원은 “향후 시설급여 포함여부는 현재 시설의 거주기능 중심, 소규모화, 탈시설화의 흐름 속에 시설운영에 대한 개편 및 정비작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료를 통해 지급되고 있는 재활보조기구 이외의 복지용구·용품에 대한 지원도 급여 범위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장애인활동지원법 서비스 제공기관을 설치·운영하고자 할 때는 같은 법률에서 지정하는 기준을 갖추고 소재지를 관할 구역으로 하는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으로부터 지정을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변 선임연구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와 같은 신고제도는 제공기관의 참여가 용이하고 경쟁으로 서비스 질 제고가 가능하다는 장점과 기관의 난립 및 과도한 경쟁 등의 단점이 있고, 활동보조제도에서는 대상자 수에 따른 적정 기관수가 참여하게 되고 관리·감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정 범주의 기관만 참여 가능해 진입장벽이 있어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 있다”고 비교했다.

서비스 제공인력과 관련해서 변 선임연구원은 “‘활동보조’라는 특성상 지금 이뤄지고 있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표했다.

장애인활동지원법에서 활동보조인은 지자체에서 지정받은 교육기관에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자격을 갖춘 자로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 기존 활동보조인을 비롯해 추가교육을 받은 요양보호사, 방문간호사 등도 활동보조인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았다. 일각에서는 활동보조인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의 요양보호사와 같이 국가자격화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변 선임연구원은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 본인의 일부 자부담에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는 자부담을 완전히 면제할 경우 서비스 남용의 우려, ‘서비스는 부담금을 내고 이용한다’는 사회적 원리에 부합, 비용을 지불해야 권리성이 생기게 된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다만 지나친 본인일부부담금으로 서비스 이용이 어려울 정도가 돼서는 곤란하다”며 “ 일정 소득 이상인 자에 대해서는 정률 방식으로 부담, 일정 소득 수준 이하인 자에 대해서는 상한을 두되 상한의 범위 내에서는 정률로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애인활동지원법 권한의 위임 위탁 조항에서는 국가와 지자체 외 활동지원급여신청의 조사, 활동지원자격심의에 관한 업무, 이의 신청에 관한 업무,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급자 관리 지원 등에 관한 사항 등의 업무를 관계전문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변 선임연구원 “예를 들어 평가판정 업무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나 현행 활동보조제도에서는 지자체(보건소)가 담당하고 있어 민원 등에 의해 등급이 상향 판정되는 관대화 성향이 나타나고,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등 등급판정에 대한 대상자 관리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며 “따라서 전문성을 갖춘 전문기관을 수행기관으로 위탁해 운영하는 수행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으며, 지자체와 위탁기관과의 관계는 긴밀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에 필요한 비용은 국가와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돼 있으며, 선진국의 경우 장애인 및 복지정책은 대부분 조세에 의해 지원되고 있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변 선임연구원은 조세방식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장점으로 현행 활동보조사업의 대상자를 확대하고 장기요양서비스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할 경우 제도의 확대가 용이, 적용의 시기가 빠르고, 기존 인력 및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으며, 장애인 자립생활모델의 이념에 적합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단점으로는 국가재정의 부담, 향후 대상자 확대 등 예산 증액의 어려움, 장애인 욕구에 부응하는 수준의 지속적인 재원 확보의 어려움을 꼽았다.

변 선임연구원은 “새로운 재원확보를 통한 장애인 복지 제도의 지원 증가보다 기존의 활동보조사업 예산의 증가분에만 의존하게 될 경우, 근본적인 장애인의 욕구 해결에 재정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부족한 재원으로 제도를 운영할 경우에는 서비스 질 담보에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고,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일부 지자체는 재원확보 어려움을 많이 제기하고 있어 분담비율 조정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2010 welfarenews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토론발제에서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허경아 부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치훈 실장,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양희택 교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남병준 실장,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박민정 사무관이 참여했다.


“깊고 체계적인 보완 및 ‘다각적’인 시각 필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허경아 부장은 “장애수당의 옷을 바꿔 장애인연금을 만들었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현실에서 활동보조서비스를 이름만 바꿔 만든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살 수 있다”며, 장애인 당사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야함을 당부했다.

허 부장은 대상자 인정조사표의 보완 및 수정을 요구했다.
대부분 중증장애인은 2급(직업재활·고용의 경우 상지 3급)까지 보고 있지만, 대상자 수를 5만명으로 잡아놓은 것은, 1급 현행 활동보조 대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8년도 장애인 실태조사에서 ‘대부분 도움이 필요’하거나 ‘거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14.3%(2008년 기준 3만명 이상으로 추계)로, 현행 활동보조지원사업의 대상자 수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

허 부장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33.8%를 유형별로 나눠보면 자폐성장애 93.6%, 지적장애 83.5%, 뇌병변장애 73.5%였다. 이들 유형이 장애인활동지원의 주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으로, 이들의 생활을 담보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비스 수가 및 급여량의 구체화도 언급됐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당시 장애인장기요양제도) 1차 시범사업 결과에 따르면 활동보조서비스 이용률이 98.5%였던 반면, 방문간호와 방문목욕서비스 이용률은 1.5%로 매우 낮았다.

허 부장은 “이는 방문간호와 방문목욕서비스의 비싼 수가 및 방문간호시지서 발급의 어려움이 원인인 것으로 들은 바 있다”며 “이번에 시행되는 2차 시범사업의 수가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현재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활동지원제도 도입시 69만원으로 급여량을 산정하고 있는데, 새롭게 도입되는 서비스들의 수가가 언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이 얼마만큼의 서비스량인지 추정해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경우 도서·벽지 등 장기요양기관이 현저히 부족한 지역에 거주해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기 곤란한 대상에게는 가족요양비의 현금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현금급여 대상에는 ‘신체·정신 또는 성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인해 가족 등으로부터 장기요양을 받아야 하는 자’도 포함돼 있는데, 이에 대해 허 부장은 “장애인이 포함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활동지원법에서는 서비스만 언급할 뿐 이러한 급여 내용은 빠져 있어 검토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폐·지적장애를 고려해 주간보호를 급여로 넣었으나 욕구파악이 필요하며, 활동보조 안에 청각·언어장애를 고려한 의사소통 지원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서비스 제공인력에 대해서는 요양보호사가 장기요양 등급을 판정 받은 본인의 가족에게도 방문요양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처럼, 현행 활동보조인의 자격 기준 역시 가족까지를 포함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허 부장은 “기존에 문제가 돼 온 서비스 인력 처우 문제에 대한 보완점도 언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애인활동지원법, 장애어린이에게는 불합리”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 김치훈 실장은 먼저 장애인활동지원법 입법예고의 절차상의 문제를 비판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복지부에서 장애인활동지원의 법제화를 서두른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연대 소속 회원들이 해명을 요구하자 복지부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논의할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답변을 받은 지 보름 뒤 장애인활동지원법이 입법예고됐다.

김 실장은 “장애계의 어떠한 공론화나 의견수렴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국민연금공단의 장애인등록심사제도를 졸속으로 법제화했고, 그 결과 수많은 장애인들을 혼란과 고통 속에 빠뜨렸다”며 “복지부는 또다시 장애인의 삶에 직결되는 제도를 치졸한 방식으로 입안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강력하게 질타했다.

김 실장은 “내용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활동지원급여 신청자격부터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로 돼 있는데, 이런 식으로 규정해놓으면 누구에게 지원이 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활동지원법은 발달장애인 및 장애어린이를 무시한 법률이라고 주장했다.

장애인활동지원법은 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을 가장 중요한 입법의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장애어린이의 경우 자립생활에 필요한 활동지원 이전에 장애를 최소화하고 잠재력을 계발하기 위한 재활치료서비스와 부모의 양육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사회적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

김 실장은 “1차 시범사업에서 발달장애성인에게 필요한 주간보호 급여가 제외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2차 시범사업에서 주간보호를 추가해 실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주간보호를 활동보조제도에 단순히 ‘끼워 넣는’ 방식으로 설계됐다”며 “우리나라의 주간보호서비스를 다시 정립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입법예고로 인해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할지 시험해볼 기회는 사라졌다”고 꼬집었다.

또한 “장애인활동지원 대상을 1급 장애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발달장애인은 환경과 상황에 따라 소위 3급 발달장애인이 1급 발달장애인 보다 활동지원을 더 필요로 하는 경우가 언제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장애인활동지원법 장애인활동지원자격심의위원회가 정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 지원대상자의 자격을 결정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격심의기준에 따라 하도록 돼 있어 ‘어떤’ 기준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 표준서비스이용계획서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 실장은 “장애등급, 소득기준, 자부담은 장애인에 대한 보다 보편적인 지원을 지향한다면 폐지 및 축소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활동지원이 아닌 ‘요양’될 우려 높아”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양희택 교수는 먼저 “이미 장애인연금에서도 경험한 바와 같이 제도 구축 시 지자체에서 추가로 지원되던 서비스 내용 등이 일괄적으로 축소 및 정지될 수 있다”며 “지자체에서 추가로 지급되던 서비스 내용에 대한 언급이 시행령 또는 시행규칙에 언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내용의 언급이 없을 경우, 현행 활동보조서비스보다 퇴보된 제도 시행이 될 수 있다는 것.

특히, 양 교수는 “장애인활동지원법은 기존의 활동보조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것을 천명하고 있으나, 그 근본 취지가 장애인의 활동과 참여를 강조하기보다는 보호와 요양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활동보조서비스에 덧붙여 제공되는 요양서비스와 주간보호센터 등은 자칫 또 다른 종류의 시설보호로 전락해 생활시설에서 탈시설화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려는 자립생활이념과 활동보조서비스 이념을 정면으로 위배할 수 있는 여지가 높다”고 우려를 표했다.

양 교수는 “현행 활동보조서비스 중 가장 활용빈도가 높은 서비스 영역이 일상생활동작과 도구적 일상생활동작 등 신변처리 영역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서비스 이용자를 1급 중증장애인으로 한정하고 있어 활동지원이 아닌 단순 신변처리 지원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음을 지적한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단위 화폐 및 선착순 복지 문제… 정작 포괄성은 없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남병준 실장도 첫 번째로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남 실장은 “활동보조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과 서비스 명칭 외에는 무엇이 어떻게 합의되고 정리됐는지 확인조차 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남 실장은 “활동보조서비스가 처음 시행될 때도 정부의 대상추계는 예산에 따른 사업실적 목표에 불과했다. 대상자는 폭증하는데 예산논리에 가로막혀 장애인의 권리가 짓밟히고, 도중에 신규 신청이 금지되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해 ‘선착순 복지’로 전락하게 됐다”고 강력하게 질타했다.

이어 “장애인활동지원법에는 등급제한이 명시돼 있지 않지만, 신청자격을 1급으로 제한하고 의료적 기준만을 절대시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등급제한 폐지는 개인의 환경과 욕구가 고려된 선진적 복지전달체계와 이어지는 중대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남 실장은 부모연대 김치훈 실장과 마찬가지로 주간보호에 대해 당혹감을 표했다.
남 실장은 “방문간호와 방문목욕은 1차 시범사업을 거친 바 있지만 주간보호는 전혀 검증된 바가 없다”며 “주간보호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의 다른 급여와 성격도 다르고, 기존에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라 무조건 한바구니에 담는다고 될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남 실장은 “이는 나중에는 노인요양과 같은 방식으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보인다”며 협성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양희택 교수의 우려에 공감했다.

특히 남 실장은 급여량 단위를 화폐량으로 바꾼 점을 지적했다.
복지부는 급여량 단위를 화폐량으로 바꿔 하루 3~4시간, 한 달 100시간 정도의 서비스를 받는 장애인이 한 달 80만원의 급여를 받는 이상한 모양새로 만들었다는 것.

이에 대해 남 실장은 “장애인에게 대단한 현금급여라도 제공되는 것처럼 환상을 일으키는 의도된 환상이 분명하다. 마땅히 서비스를 통해 생활할 수 있는 생활단위, 즉 시간으로 환산해 제공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남 실장은 본인일부부담금과 소득기준에 대해 “정부는 ‘부잣집 장애인도 공짜로 서비스를 주란 말이냐’며 가구소득기준이 타당한 듯 주장하지만, 장애인의 삶을 철저하게 가족의 부양대상으로 보는 자체가 자립을 가로막는 장벽”이라며, “사회활동과 자립생활을 꿈꿀수록 더 많은 서비스와 권리를 누리고자 할 텐데, 자부담은 자립의 꿈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앞서 김치훈 실장이 주장한 ‘장애어린이 등에게는 매우 불리하다는 점’에 대해 동의했다. 남 실장은 “주간보호서비스가 형식적으로 포괄됐을 뿐, 정작 서비스의 포괄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예산확보 어려움, 법제화 통한 안정성 담보가 우선”


복지부 장애인정책과 박민정 사무관은 “예산확보 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대상자가 협소하고 지원내용이 빈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도 현실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법제화를 통해 제도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담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통해 나온 의견들은 수렴될 수 있도록 팀원들에게 전달하겠다”며 입장을 표했다.

복지부는 장애인활동지원법과 관련해 오는 13일 오후 4시 한국사회복지회관 대회의실에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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