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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타고 17년간 106개국 여행한 일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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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205회 작성일 10-02-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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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 히데토 키지마씨 "다시 걷는 것보다 여행을"
"어릴적 꿈 세계여행, 휠체어 탔든 안 탔든 했을 것"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0-02-24 14:09:14

▲휠체어를 타고 17년 동안 106개국을 여행한 일본 장애인 여행가 히데토 키지마씨. ⓒ에이블뉴스

“휠체어를 탔든, 타지 않았든 저는 세계여행을 했을 것입니다. 제게 돈 10억 원이 생겨서 그 돈으로 걸을 수 있게 된다고 해도, 전 그 돈으로 여행을 가겠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17년 동안 106개국을 여행한 일본 장애인 여행가 히데토 키지마씨의 말이다. 히데토 카지마씨는 지난 23일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와 민주당 박은수 의원이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한 ‘장애인 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제 세미나’에서 한국의 장애인들에게 자신의 여행담을 들려줬다.

17년 동안 106개국 여행…“세계여행은 어릴 적 꿈”

히데토 키지마씨는 17살 때 고등학교에서 럭비를 하다가 등뼈가 부러져 휠체어 장애인이 됐다. 걷지 못한다는 것을 빼면 그의 삶은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휠체어를 탔다는 이유로 그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180도 변했다. 무엇을 하든 “편의시설이 없어서 넌 할 수 없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렇게 사람들의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 속에서 살아야 했던 히데토 키지마씨는 미국 어학연수를 통해 장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됐다. 대학교 첫 여름방학에 어학연수차 미국에서 한 달간 머무르게 됐는데, 그 동안 자신이 휠체어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고 한다. 마을, 가게, 교통시설 등 모든 곳에서 휠체어의 접근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인식도 일본에서와는 달랐다. 어학원에서 단체로 하이킹을 가게 됐을 때, 그는 어학원 강사에게 “나도 갈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강사는 “네가 갈 수 있는지 갈 수 없는 지를 묻지 말고, 가고 싶은지 가고 싶지 않은지를 말해라”라고 답했다고 한다.

미국에서의 경험을 계기로 그는 어렸을 때 꿈인 세계여행을 조금씩 현실로 이뤄나갔다. 그의 두 번째 해외여행지는 바로 한국이다. 그러나 16년 전 당시 한국의 장애인편의시설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매우 열악한 수준이었다.

히데토 키지마씨는 서울과 부산, 경주 등을 여행하면서 나이 많은 어르신들로부터 “휠체어를 탄 사람이 왜 거리에 나와 돌아다니냐”는 타박을 듣기도 했고, 열차·택시로부터 승차 거부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히데토 키지마씨는 세계여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좋은 사람들이 있으면 나쁜 사람들이 있듯이, 좋은 곳이 있으면 나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하고 유럽여행을 떠나 노르웨이를 시작으로 30개국을 여행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기를 출판했다. 출판으로 벌어들인 인세로 또다시 여행에 나섰다.

그는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조건 하자. 하다보면 즐거운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휠체어를 타고 여행하다보면 힘든 일도 많이 일어나지만 나는 그런 일들을 즐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