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장애인부모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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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12-1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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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아들이 서울대학교에 합격했다는 전화 때문이었다. 아들의 합격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기뻐 어쩔 줄 모르는 그를 보면서 부모라는 것이 바로 저런 존재구나 하는 사실을 절감했다.
자식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보다 더 행복한 것이 바로 부모이다. 사실, 부모가 아니라면 그런 일체감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부모는 자식을 자기와 동일시하기 때문에 자식이 아프면 부모도 아프고 자식이 웃으면 부모도 웃을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장애자녀를 둔 부모 마음은 어떨지 이해가 간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장애인 당사자 못지않은 아니 어쩜 그 이상 장애로 인한 편견과 차별을 겪어야 한다. 자녀가 장애인이라는 것 때문에 집안에서는 죄인이 된다.
"어쩌다 저런 아이가 우리 집안에 생겼어."
하면서 집안 어른들이 한탄을 쏟아낸다. 형제들이 자기 아이 자랑을 늘어놓을 때 장애인부모는 아이를 업고 현관 밖에서 빙빙 돌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장애와 비장애의 간격이 크게 벌어지기 때문에 부모에게 쏟아지는 차별이 더 커진다. 장애자녀가 교육, 취업, 결혼 등 생의 전주기에서 겪는 어려움을 장애인 부모가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장애인 인구를 말할 때는 장애인수에 부모의 수를 더해야 한다.
장애인 부모도 장애인복지 서비스 대상이 돼야 한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우리 엄마는 내가 장애를 갖게 된 후 화장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화장을 할 시간도 없었지만 아이가 아픈데 뭐가 좋다고 화장까지 한다고 주위에서 쑤군거리기 때문에 화장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요즘은 세상이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장애인부모 행동에 사람들은 우울모드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장애인부모로 살아가기가 힘들다고 하는 것이다.
장애 때문에 항상 일류를 반납해야했던 시절에 살았던 나로서는 부모님께 얼마나 불효가 컸는지 새삼 마음이 저리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는 각서를 써야했고 상급학교로 진학을 할 때 마다 자식을 받아줄 학교를 구걸하다시피 찾아다니셔야 했던 우리 부모님, 그때는 당신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내 아픔만 호소했었다.
장애인 부모도 자식 키우며 느끼는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변해야 한다.
장애인부모라는 것 때문에 아파하며 자녀를 평생 보살피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사회이다.
장애인부모가 족쇄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있고 장애자녀 키우기가 별로 문제될 것이 없는 그런 사회가 돼야 장애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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