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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법과 특수교육법, 장애인교육 변화시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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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190회 작성일 09-12-1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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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과 장애인 특수교육법 시행후 특수교육 현장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국가인권위원회와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가 지난 4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장애인 교육권 현황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장차법 및 특수교육법 시행 후 나타난 특수교육 현장의 변화와 앞으로의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는 장애인 대학생과 장애인 학부모가 나와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직접 알리는 순서로 시작됐다.

“특수 교육법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학생·학부모 곤란 여전”

장애인 대학생 김선득씨는 “특수교육법에 장애인 학생에 대한 수화통역 및 문자통역 제공이 명시화돼 있지만, 실제로 이를 실시하는 학교가 별로 없어서 장애인학생들은 수업을 진행하기가 힘들다”고 장애인 대학생이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씨는 “지체장애인들은 활동보조가 없어 생활하기가 불편하다. 어떤 학교는 같은 장애인이라고 청각장애인학생과 지체장애인학생을 같은 기숙사 방에 배정해 청각장애인을 활동보조서비스인으로 일하게 만드는 말도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하며 “내년엔 특수교육 예산을 늘려 장애인 학생들이 수업을 즐기고, 대학의 모든 과에 장애인학생들이 들어갈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애인 학부모 민숙희씨는 “특수교육법이 제정된 후에도 우리 학교의 특수학급 학생 수는 11명이다. 학생 수 과밀로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없다. 내년에는 우리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야 하는데 인근 지역 고등학교에는 특수학급이 아예 없거나 아니면 학생 수가 법적 정원을 초과한 상태다. 앞이 캄캄하고 잠이 오지 않는다”며 “특수교육법에 따라 특수학급의 인원수를 줄여달라”고 호소했다.

"장애인차별 진정사례 급증…장차법 뒷받침할 교육체계 마련해야"

이어 김주영 한국재활복지대 교수가 장차법 시행 이후 장애인 교육권의 변화와 향후 과제에 대해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현행 장차법은 7개조에 걸쳐 교육관련 규정을 담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교육과 관련해 ▲입학·전학시의 차별 ▲교육활동 참여에서의 차별 ▲장애인과 보호자 등 장애인 관련자에 대한 차별 ▲학업 시수의 임의적 축소 등 교육과정 운영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과 관련해서는 ▲이동·접근 편의제공 ▲보조인력 배치 ▲학습 및 의사소통을 통한 보상기자재 제공 ▲적절한 교육 및 평가 방법 제공 ▲장애학생 지원부서 또는 담당자 배치 등을 규정하고 있고, 장애여성 및 장애아동의 교육받을 권리에 대해서도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장차법이 특수교육과 관련한 차별행위를 명백히 적시함에 따라, 장차법 시행 이후 장애인 교육차별과 관련한 장애인 당사자 및 학부모 등의 차별 진정 건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시행된 이래 2001년에서 2007년까지 7년간 인권위에 접수처리된 장애인 교육차별 관련 진정 건수는 총 90건이었지만, 장차법 제정 후 2008년 한 해 동안 인권위에 접수처리된 장애인 교육 차별 진정건수는 67건으로 나타났다.

이 진정사례들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총 148건 중 ‘학습권 침해’ 관련 진정건수가 73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설물 접근 및 이용’ 관련 진정건수가 49건, ‘기타’가 27건, ‘전입학 거부 제한’이 8건이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장차법이 시행되면서 교육차별을 시정해 달라는 장애인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될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당장 장차법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하는 관계기관은 미처 준비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한 방안으로 ▲장애인 교육차별 금지규정 홍보 ▲교육기관 편의시설 설치 최소기준 마련 ▲교육 보조인력 양성 ▲보조공학 서비스 체계 정비 및 확충 등을 제시하며 “교육청은 장애인 차별사례에 대한 민원을 유형에 따라 수집·분류하고 이에 대한 예방지침 및 해결방안을 개발해 일선 교육기관에 보급해야 하고, 시·도 교육청 또는 지역교육청 단위에 민원전문 상담기구도 설치·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교육법 시행도 차질 많아…정부차원에서 예산·인력 확보해야"

이어 도경만 충남 당진 송산초교 특수학급 교사가 특수교육법 시행 이후 장애학생 교육권의 변화와 향후 과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도경만 교사는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가 안민석·이상민 의원과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진행한 전국 16개 시·도 특수교육 인프라 및 특수교육법 이행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 간 특수교육 여건의 격차가 매우 크고, 특히 특수학급의 과밀현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서는 특수교육법 제정 후 정부의 후속 대책이 미흡했던 점과 관련 예산 및 인력이 매우 부족한 현실을 꼽았다.

또한 시·도 교육청의 특수교육 담당 전문가 232명 중 특수교육을 전공한 사람은 110명으로 44.8%에 지나지 않는 등 행정 담당자들의 이해가 부족하고,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환경이 평등교육을 바탕으로 한 통합교육의 실현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특수교육지원센터의 전담인력 및 업무지원, 진로 및 직업교육 지원 ▲장애영아의 무상교육 지원 ▲대학 장애학생지원센터 및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운영 지원 등에 대한 체계적인 운영지침을 마련해 각 시·도에서 균일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을 강조했다.

도경만 교사는 “정부가 ‘특수교육 여건 개선 특별회계법률’을 제정하거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에 포함된 특수교육 관련 예산을 별도의 특수교육비로 규정해 특수교육법 시행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특수교육교원 법정 정원 확보 ▲행정서비스 전달체계 확립 ▲특수교육 관련 정책 의견 수렴 기구 활성화 ▲특수교육법 이행 점검 모니터링 활성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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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아 기자 (znvienne@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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