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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법 없었더라면 아직 수험생이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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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207회 작성일 09-11-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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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한 편의제공을 받지 못했다면 지금도 수험준비생으로 남아있을 거예요."

올 7월 국회 8급 행정직에 최종합격해 국회 공무원으로 임용된 첫 시각장애인으로 기록된 김종성 씨(26)는 24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회장 권인희)가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마련한 대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현재 국회 사무처 소속 국회도서관에서 내·외부 직원 교육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김씨는 수험기간 4년 반 동안 수차례 고배를 마셨다고 했다.

선천성 백내장으로 시각장애 5급인 김씨는 밝은 스탠드 불빛 아래서 책을 눈에 바짝 대면 글씨가 보이는 정도의 잔존시력을 가졌다. 수험기간이 비장애인에 비해 훨씬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지원하는 공무원시험대비반도 수강했으나 개별 장애유형에 맞는 지원의 부족함을 느끼고 다시 개인적으로 공부하다 올해 4월부터 공무원 임용고시 전문학원인 웅진패스원의 강의내용을 텍스트 파일로 변환한 자료를 지원받아 큰 도움을 얻었다.

김씨는 "비장애인보다 시청각 장애인은 수험기간이 수배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장차법(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확대 답안지와 같은 수험환경이 개선된 것이 시험의 당락을 결정한 계기"라고 강조했다.

약시자로 분류된 김씨는 확대답안·문제지와 시험시간 1.2배 연장되는 편의를 제공받았다.

2007년까지 장애인 응시자에 제공되던 시험편의는 확대답안지와 별도의 시험실(지체장애인만 해당) 정도였다가 지난해 4월 장차법이 시행됨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행정고시 및 7·9급 공채 임용시험 등 국가고시에 장애인 편의제공 대상을 전맹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로 확대하고 장애유형에 맞는 편의조치를 개선 지원했다.

대형 컴퓨터 모니터를 이용해 업무를 보는 김 씨는 국회 내에서 특별히 편의제공 미비로 인해 불편한 점은 거의 없다며 "아주 고위직이 아니라면 업무상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구분되지 않아 편의제공만 적절하다면 장애인을 공무원으로 채용하는데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제언했다.

장애인을 위한 정책활동을 하고 싶다는 김 씨는 "장차법이 널리 알려져서 장애인들이 공직에 과감히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국회 안에서 장차법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건의해야 겠다"고 말을 맺었다.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 헌법기관 등 국가와 지자체에는 2008년 12월 현재 중증장애인 609명, 경증장애인 3,165명으로 총 3,774명의 장애인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다.

총 79개 국가 지자체의 지난해 장애인공무원 고용률은 1.76%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상 의무고용률 3%에 미달했으며 입법부는 적용대상 공무원 3,027명 중 31명의 장애인공무원을 채용해 1.02%의 고용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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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민 기자 (wildafrica@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