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의 독립생활 보여주고 싶었어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회 2,271회
작성일 09-03-30 09:16
본문
수줍은 듯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김순미(32) 씨는 직접 제작한 ‘작은 새의 날개 짓’이라는 단편 영화로 제7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당선작에 선정됐다.
순미 씨의 작품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개막작에 선정돼 오는 4월 3일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순미 씨는 2년 전부터 민들레장애인야학(대표 박길연)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민들레장애인야학 교육국장 겸 조직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와 같은 중증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말하고 싶었어요. 장애인의 자립생활은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문제거든요.”
순미 씨가 만든 ‘작은 새의 날개 짓’은 15분 분량의 단편영화로 3명의 여자 중증장애인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자립생활의 당당함을 일상의 언어로 표현해내고 활동보조인제도에 대한 불합리성을 위트와 해학으로 꼬집어낸 작품이라며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순미 씨와 순미 씨의 친구들. 순미 씨는 영화 기획, 시나리오,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을 직접 담당했다.
“평소에도 영화,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있었어요. 막연한 관심이었지만 작년에 민들레야학에서 열린 미디어교실에 참여하면서 관심이 현실이 되었지요.”
순미 씨는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에 걸쳐 미디어교실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교육 후 3개월의 시간동안 작품을 준비했다고 한다. 영화는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 중 특히 주거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서서히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시작하는 시점이에요. 자립생활은 어렵지만 꼭 해야 하는 것이기에 우리가 부딪혀서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예요. 저 또한 2년 전부터 자립생활을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겪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요.”
순미 씨는 자립생활을 꿈꾸는 장애인에게 자립생활이 막연히 꿈꾸는 것처럼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사는 것은 좋지만 부딪히고 깨지는 부분이 많기에 그만큼 인내도 필요하고 눈물도 많이 흘려야 한다고.
첫 영화이다 보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다며 겸손한 미소를 띠는 김순미 씨. 순미 씨의 바람대로 장애인 탈시설문제, 장애인의 사랑과 결혼에 대한 문제 등 앞으로 순미 씨의 눈으로 바라본 다양한 주제의 영화가 탄생하는 것을 기대해본다.
장애인생활신문 박지연 기자 / 에이블뉴스 제휴사
장애인생활신문 (handicapi@korea.com)
- 이전글지하철, 풍경, 이방인 09.03.31
- 다음글운전을 시작하다 - 세상이야기 09.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