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난방비 연탄으로만 지원 기름보일러 저소득 가구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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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11-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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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대표적인 저소득층 밀집 지역인 동구 만석동 쪽방촌에 사는 김선화(가명·80) 할머니는 겨울이 두렵다. 아직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겨우내 필요한 난방비 걱정에 마음은 이미 꽁꽁 얼어붙었다. 결혼에 실패하고 마땅한 직업 없이 빚만 떠안은 아들, 할머니 차지가 된 초등학생인 두 손자녀 등 네 식구가 사는 쪽방 한칸에 겨울이면 한 달에 20만 원이 넘는 기름값이 든다. 아들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비도 받지 못하는 형편이라 소득이라고는 할머니가 받는 기초노령연금 8만여 원이 전부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 기온이 7~8℃까지 내려간 13일 오후에도 집에는 보일러를 켜지 않았다. 김 할머니는 “살면서 한 번도 기름을 마음껏 때본 적이 없다”면서 “아주 추울 때 한 번씩만 보일러를 돌리는데 애들이 춥다고 할 때는 죄인이 된 것만 같다”고 했다.
정부의 저소득 가구 난방 지원책이 연탄에만 한정돼 있어 기름보일러 등 기타 난방시설을 이용하는 가구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관내 저소득층 1341가구에 가구당 15만 원 상당의 연탄쿠폰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1836가구에 각 7만 원의 쿠폰을 지원했다. 배달가격 기준 연탄 가격을 장당 440~530원으로 계산하면 가구당 300장의 연탄을 지원하는 셈이다. 여기에 사랑의 연탄 나눔운동 인천지부 800가구, 인천연탄은행 1000여 가구, (사)함께하는 사람들 60여 가구 등 민간단체에서도 지역 내 저소득층에게 300~500장의 연탄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연탄 지원을 위해 각 구·군·동을 통해 저소득 가구 중 연탄보일러를 쓰는 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쳤다. 쿠폰 지원 대상에는 수급자 및 차상위, 장애인 가구 등 기타 소외계층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연탄 이외의 연료를 쓰는 저소득 가구에 대해서는 정확한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9월 현재 인천 지역 기초생활수급자는 3만9831가구로 이중 연탄 쿠폰을 지원받는 가구는 684가구뿐이다. 나머지 저소득 가구는 ‘알아서’ 겨울을 나야 한다.
인천쪽방상담소 조사에 따르면 인천 지역 쪽방 359가구 가운데 연탄을 때는 가구는 67가구, 기름보일러 248가구, 전기난로·장판 18가구로 나타났다. 쪽방상담소 관계자는 “몇 해 전 민간의 후원으로 연탄보일러를 기름보일러로 교체한 적이 있어 의외로 기름을 때는 쪽방 주민이 많다”고 말했다. 난방비에 대한 부담으로 기름보일러를 쓰던 저소득 가구 일부는 60~1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보일러를 연탄으로 교체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름값이 폭등하면서 정부가 한시적으로 수급자 세대에 한해 유류보조금을 월 2만 원씩 지원했지만 올해 7월 이후 그마저도 끊겼다.
시 관계자는 “연탄 이외의 연료를 때는 저소득층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최보경기자 cbk41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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