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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학생 수능시험장 직접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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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307회 작성일 09-11-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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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2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적으로 치러지고 있다. 올해 수능시험에는 지난해보다 177명 늘어난 845명의 장애인학생이 응시했다.

이중 29명의 뇌병변장애인 학생이 수능시험을 치르고 있는 서울경운학교(교장 정연화)에 방문해 시험이 시작되기 전 현장을 취재했다.

서울경운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기로 예정된 학생은 당초 34명이었으나, 5명이 결시해 남학생 17명, 여학생 12명 등 총 29명이 시험을 치르게 됐다.

장애학생 장애에 맞게 편의제공…점심식사 도움은 감독관이

경운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는 장애인 학생들은 2층과 3층에 마련된 10개의 시험실에 3~4명씩 들어가 시험을 본다. 팔 등의 장애로 감독관의 도움이 필요한 2명의 학생은 각각 1개의 교실에서 단독으로 시험을 본다.

비장애인 학생들은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6시 5분까지(5교시 포함) 시험을 보지만, 뇌병변장애인 학생들은 오전 8시 40분부터 저녁 9시 5분까지(5교시 포함) 1.5배로 연장된 시험시간을 배정받는다.

또한 29명의 학생 중 손·목·눈 등의 장애로 인해 정상적인 OMR작성이 어려운 22명의 학생이 이기요원의 답안지 작성 도움을 받는다. 교시가 끝나면 감독관들이 학생들의 답안지와 문제지를 별도로 마련된 이기실로 가져가 대신 마킹을 해준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쉬는 시간 화장실 이동 지원 등을 위해 한 층마다 3~4명의 복도 감독관이 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점심시간에도 학생들의 식사를 돕는다.

고사장 1층에는 학부모 대기실이 마련됐고, 응급상황에 대비해 119구급차가 시험이 끝날 때까지 운동장에서 대기중이다.

지난해에는 학부모들이 점심시간에 자녀들의 식사를 도울 수 있었지만, 올해는 점심시간에 학부모들이 시험장에 들어올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몇몇 학부모들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경운학교 측은 신종플루에 대비해 오전 8시께 수험생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실시했고, 학부모 및 기자 등을 위해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1층 입구에 비치했다.

"여기까지 무사히 온 것에 감사해요"

8시 30분경, 고사장의 문이 닫히고 학부모 및 기자 출입이 금지된 후 교정에서 한 학부모와 인터뷰를 했다. 이 학부모의 자녀는 현재 휘문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고, 뇌병변 4급의 장애를 갖고 있다.

-특별히 지망하는 대학이나 학과가 있는지?

"아들은 신문방송학과에 가기를 원하는데 머리를 다쳤기 때문에 시험을 잘 볼지 모르겠다. 점수에 맞춰서 가야할 것 같다."

-그동안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머리를 다쳐서 약물을 복용중인데, 이 약은 머리가 멍해지는 부작용이 있다. 그런 상태에서 공부를 하니까 암기도 안되고, 뇌손상이 있기 때문에 사고력이나 이해력도 부족하고, 약 때문에 낮잠도 자야 한다. 왼쪽 팔도 마비되서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공부하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대학에 진학한 후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어떤 계획이 있는지?

"약을 먹는 이유가 경련을 일으켜서 쓰러지기 때문인데, 발작이 일어나는 것이 주기적인 것도 아니고, 예고가 있는 게 아니라서 늘 불안하다. 고등학교는 10분거리에서 통학했지만 대학교는 장거리를 통학해야 하니까 내가 계속 옆에 있을 수도 없고 걱정이 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학교측과 의논해서 같은 과의 학생이 아르바이트 식으로 아들을 도와주도록 하거나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오늘 심정이 어떤지?

"걱정도 되지만, 아들이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건강 문제로 1년간 휴학을 했었다. 그 동안 공부한 것이 좋은 결실을 맞길 바라고, 힘들게 공부했지만 여기까지 무사히 온 것에 감사한다. 이제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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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아 기자 (znvienne@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