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연금인데 알맹이는 장애수당인 장애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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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11-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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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 편성에 있어 장애계의 최대 관심사인 장애인연금은 이명박 정부가 480만 장애인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 자부하지만 선물 치고는 너무 약소하다.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장애인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액수를 지급해야 하지만 장애인연금은 수당보다 2만원 더 지급하는데 그친 껍데기는 연금이고 알맹이는 수당인 장애인연금으로 전락시켰다.
예산편성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가 보인 장애인연금은 도입 의지를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대국민 라디오연설을 통해서는 연금도입 의지를 확언했지만, 이후 장애수당보다 1천원 증액된 연금을 거론하고 LPG와 연금 중 하나를 택할 것을 강요하며 연금의 시행자체를 유예시키려 한 행위들은 장애계를 갈등케 하고 장애대중까지 불안에 빠뜨렸다. 유례가 없는 정부 연금법안 거부 사태에도 도입을 강행하겠다며 복지부는 지난 7월 3천239억원의 예산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예산안의 반토막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연금을 도입하겠다는 지금의 이 웃지 못 할 사태는 그동안 정부가 보인 태도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내뱉었으니 어쩔 수 없이 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태도는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야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장애인연금 도입으로 일부 지자체의 장애인 소득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연금의 시행은 곧 장애수당의 폐지로 이어진다. 그 결과는 일부 지자체에서 별도로 지급하던 최소 1만원에서 최대 5만원까지의 장애수당은 더 이상 지급해야 할 근거가 없어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울산을 비롯한 서울, 부산, 대구, 경기지역의 장애인의 소득은 1만에서 3만원까지 감소할 것이다. 복지부는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재정 부족으로 지방채 발행을 늘리고 긴축재정 기조를 설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태도는 향후 장애인을 더욱 절망에 빠뜨리고 궁핍하게 할 뿐이다.
또 정부의 장애인연금은 다른 장애관련 예산과 복지예산을 줄여 마련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연금액과 대상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의 예산편성을 넘어 연금도입 명분을 이유로 장애인 관련 예산의 절감을 보이고 있다. 우선 장애인 차량 LPG지원금이 내년부터 전면 폐지되어 1천31억원이 절감되고 7월부터 폐지되는 장애수당으로 1천78억원이 절감된다. 그러나 정부가 2010년에 도입하는 장애인연금에 편성한 예산은 1천519억원에 불과해 정부는 연금도입의 효과로 590억원의 차액을 얻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는 장애계의 장애인연금 현실화 요구에는 여전히 불가하다는 입장만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연금액 최대 15만1천원! 이 금액은 중증장애인의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20만8천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그럼에도 장애인의 소득보전과 장애로 인한 추가비용 보전을 정부가 새롭게 도입하는 장애인연금으로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논리는 어딘가 석연치 않다. 장애인연금 도입과 관련한 어떠한 중장기적인 계획도 없고 연금도입에 의의만 두고 있는 정부에 무슨 희망을 얘기하겠는가? 부자감세로 내년에 8조원의 세수가 줄어든다. 정부가 포기한 8조원의 4분의 1만 장애인연금에 사용해도 장애인의 삶은 지금과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장애인대중이 장애인연금 도입에 거는 기대와 열망을 지금이라도 제대로 헤아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장애인연금을 현실화 할 것을 청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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