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를 꿈꾸는 지적장애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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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03-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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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복사골문화센터에는 지적장애가 있는 학생들과 부모님들이 직접 커피를 만들어 판매하는 ‘위드인 카페’가 있다. 얼핏 봐서는 커피를 만드는 아이들이 장애가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커피를 주문하고 나면 일반 커피숍보다는 조금 기다려야 한다. 계산대 앞에는 친절하게도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위드인카페는 부천시에 상록학교가 위탁 운영하는 곳으로 장애가족을 위한 경기도 직업전환지원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는 특수학교를 졸업한 지적장애학생과 가족들이 창업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실습 형태로 재료 및 시설 등을 지원받고 있다. 아이들은 일하는 대가로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당을 받고 있다. 상록학교를 졸업한 아이들 중 네 가정이 요일별로 돌아가면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어머니 대표 지현옥 씨는 지적장애인들의 일자리 중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지적장애인들에게 임금을 체불하거나 하는 악덕 기업주들도 많거든요.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선호하게 돼요.”
지 씨는 커피전문점과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돼 좋은 직업 아이템이라고 설명한다. “장애인들에 대해 일반인들이 가지는 이미지는 부정적이잖아요. 그런데 커피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깨끗하고 세련된 느낌이죠. 우리 아이들이 커피를 만드는 일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벗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바리스타라는 직업을 지적장애인들이 완전히 익히는 데는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계속된 훈련으로 일을 익히고 나면 한 가지 일에 몰두해 그 일만 계속하려는 아이들의 특성상 일반인보다 더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 일을 시작하면서 굉장히 많이 성장했어요. 처음에는 사람 대하는 일에 자신 없고 부끄러워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손님들을 자연스럽게 대하게 됐어요. 무엇보다도 일을 통해 경제개념을 익히게 된 것이 자랑스럽지요.”
지 씨는 2년 동안의 교육과 7개월간의 실습을 통해 아이들의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단골손님도 많이 생겨 아이들의 장애를 이해하고 격려해주기도 해 뿌듯함이 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지적장애인 중에는 마치 결벽증처럼 깨끗하게 주변을 정리하려는 습관을 가진 아이들이 있단다. 그런 특성은 일반인들과 섞여 일할 때는 약점이 될 수 있지만 커피전문점과 같이 음식을 만들 때는 장점이 된다고. 카페운영에 있어서 위생과 청결부분 만큼은 다른 곳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지 씨는 커피전문점이라는 아이템이 지적장애인들에게 잘 맞는 직업인만큼 정부나 시에서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장애가정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으려면 정책적인 도움이 시급해요. 카페 사업도 그렇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때까지 무상임대를 받을 수 있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지금은 장애인가족이 창업을 하는 것도 일반인과 별반 다르지 않거든요. 지금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장애인생활신문 박지연 기자 / 에이블뉴스 제휴사
장애인생활신문 (handicapi@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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