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타고 왔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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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61회
작성일 09-10-2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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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관을 찾아온 장애인에게 사회복지사는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아뇨"
"다행이시네요. 뭐 타고 오셨어요?"
사회복지사는 클라이언트인 장애인이 느끼는 가장 큰 불편이 이동 문제이기 때문에 걱정이 돼서 또 다시 이렇게 물었다.
"벤츠 타고 왔는데요."
클라이언트는 사회복지사가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터라 차종을 말했다.
"네?"
사회복지사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졌다.
사회복지사는 이동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클라이언트와 상담을 할 계획이었는데 벤츠라고 말하는 바람에 클라이언트를 위해 해줄 서비스가 깡그리 날아가 버렸다.
이것이 요즘 장애인복지관의 새로운 풍속도이다. 사회 활동을 한창 하던 중 뇌졸중으로 장애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장애인복지관에 가면 소아마비장애인은 눈 씻고 찾아도 없고 뇌졸중으로 인한 뇌병변장애인이 복지관을 장악하고 있다.
그들이 노인복지관으로 가지 않고 장애인복지관으로 오는 것은 장애인복지관에서는 재활을 목적으로 치료와 훈련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3金의 한 분도 서울 양천구에 있는 장애인복지관 이용자라고 한다. 그 역시 뇌졸중으로 편마비가 왔는데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며 좋다는 치료는 다 받아보았지만 장애인복지관에서 실시하는 수치료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란다.
그는 주로 주말을 이용해 복지관에 와서 재활 치료를 받는데 도시락을 준비해와 점심 식사를 하며 복지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3金의 한 분인 故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장애를 갖고 있었다. 3金의 또 한 분도 장애를 갖게 됐다. 그러고 보면 그 누구도 장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에 동의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복지관이 주민 기피 시설이 아니라 벤츠를 타고 찾아올 정도로 꼭 필요한 이용시설이라는 것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장애인복지관을 고위층도 부유층도 찾고 있다. 이제 사회복지사는 "뭐 타고 오셨어요?" 라고 물으면 안 된다.
"우리 복지관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 이렇게 인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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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방귀희 (ghbang5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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