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만드는 맛없는 빵에 대해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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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10-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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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맛없는 빵을 만든다면, 중요한 것은 빵을 사주는 것이 아니라 맛있는 빵을 만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서 슈퍼마켓을 장애인이 만드는 맛없는 빵에 비유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문장이다. 물고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탈무드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을 장애인복지 전문가들이 많이 인용한다. 이승한 회장은 장애인에 대해 관심이 없지는 않는 듯하다. 그렇지 않으면 비유하는데 굳이 장애인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관심이 편견에 싸여 있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편견이 꼭 그 개인 책임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교육하거나 개선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한 사회적 책임이 더 크다. 다만 이 언급이 사적인 자리가 아니라 공적인 제14회 아시아 태평양 소매업자대회 패널 토론회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다. 사석에서는 뭐라고 말해도 상관없다. 그것은 개인의 인격 수준이니 말이다. 하지만 공적인 자리에서의 언급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 말로 피해를 입을 사람은 없을지 신중해야 한다.
이승한 회장은 바로 이 공인의 신중함이 결여돼 사회적 리더로서의 자질에 치명타를 맞았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이승한 회장은 장애인이 만든 빵을 먹어봤을까?
먹어보지도 않고 이런 말을 했다면 그것은 허위 사실 유포이다. 만약 먹어봤다면 요즘 장애인직업재활사업으로 실시되고 있는 제과제빵프로그램에서 만든 빵을 몇 가지나 먹어봤을까?
한두 가지 먹고 나서 장애인이 만든 모든 빵이 맛이 없다고 평가하는 것은 과도한 오류이다. 이런 과도한 오류로 발생하는 막대한 피해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묻고 싶다.
장애인이 만드는 맛없는 빵이 장애인을 비하했다거나 장애인을 무능한 존재로 만든다거나 하는 장애 인식에 대한 일반 이론을 넘어 이승한 회장의 발언은 허위사실 발표에 의한 피해보상 요구가 가능한 엄청난 사회적 사건이다.
슈퍼마켓이 장애인이 만드는 맛없는 빵 이라면 기업형 슈퍼는 무슨 빵일까? 우리 국민들이 편견이 가득한 마약의 빵을 먹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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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방귀희 (ghbang5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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