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 결혼은 많은 제약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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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10-1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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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나이 4살에 자전거사고로 인해 오른쪽 몸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지체장애 5급인 하용복(65) 씨. 당시 장애를 입은 사람을 위한 지원이 전무 했던 시절, 지인의 소개로 만난 아내 문종임(63) 씨는 빛이었고 축복이었다.
“첫 느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첫눈에 반한 아내와 결혼해 함께 장사를 시작했고 1남 2녀를 낳아 열심히 살고자 했던 부부. 남편의 손과 발이 되어준 아내 덕분에 조금씩 경제적 상황도, 생활도 안정을 찾아갔다.
그러던 1991년 11월 18일 부부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장사를 하던 도중 아내가 갑자기 쓰러졌고 중환자실로 실려 가게 됐다. 심각한 목 디스크로 인한 쇼크였다. 그로 인해 아내는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됐다. 남편은 지체장애 5급, 아내는 지체장애 2급. 늘 남편의 손발이 되어준 아내가 병실에 누워 고생하는 모습을 보는 남편의 속은 검게 타들어 갔다.
“남편은 병실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환자든 간병인이든 모두에게 물어봤어요. 아내를 위해서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욕창이 생긴 아내를 위해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그렇게 매일같이 사람들에게 상담하고 간병하는 노하우를 얻어옵디다.” 그 때를 회상하는 아내 문씨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비장애인이었던 아내가 장애인이 된 것에 남편은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말로 표현 못하지. 나 위해서 고생하다가 이렇게 됐으니 표현 못하지. 그저 안쓰럽고 고마울 따름이지.” 남편은 아내의 손발이 되어주었고 아내의 몸은 차츰 회복됐다.
예전보단 몸이 많이 나아졌지만 휠체어와 지팡이가 없으면 움직일 수 없는 아내. 하지만 남편이 있기에 괜찮다며 아내 문 씨는 흐르던 눈물을 닦으며 웃어보였다.
“지금 이렇게 남편과 둘 다 장애를 입었지만 이로 인해 서로 아프고 불편한 부분을 이해해 줄 수 있고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젠 내 손발이 되어주고 어디든 함께 따라나서 단추도 채워주는 남편이 있어 행복합니다.”
조금은 부족해도 서로의 빈틈을 채워줄 수 있어 현재의 생활이 행복하다는 부부. 아내 문씨는 “장애인에게 있어서 결혼은 경제적인 상황을 비롯해서 많은 제약이 있지만 누가 뭐라 해도 혼자보단 둘이 좋다는 걸 잊으면 안 돼요”라며 장애로 인해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하용복 문종임 부부는 지난 13일 오후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서울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개최한 ‘중증장애인배우자초청대회’에서 보건복지가족부장관상인 ‘아름다운 배우자상’을 수상했다.
이날 행사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그리고 고통과 처절함 속에서도 소중한 사람을 지켜온 부부들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용복 문종임 부부이외에도 이날 행사에는 50쌍의 장애인 부부를 비롯해 지역장애인단체 대표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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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 기자 (tasha@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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