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보험, 정부 재정부담 비율 획기적으로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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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10-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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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09년 5월 기준 장기요양보험 신청자가 47만2천명, 장기요양인정자는 25만9천명이라 발표하였다. 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된 작년 7월과 비교하였을 때 신청자는 74%, 인정자는 77.7%가 증가한 것으로 제도시행 초기 우려와는 달리 빠르게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장기요양인정자 중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항목에 대한 비용부담 등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노인들을 제외한 실재 서비스를 이용자는 20만2천명이다. 즉 서비스의 수혜대상은 정부의 주장대로 노인인구의 5%에 해당하는 25만9천명이 아니라 3.9%에 해당하는 20만2천명인 셈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인구 중 7.9%~12.2%가 장기요양이 필요하다고 추정된다. 즉 단순비교를 하더라도 서비스가 필요하지만 이용을 못하는 노인이 전체 인구의 4%~8.3%가량 되는 셈이다.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재원 마련은 전국민에게 보험료를 걷어 충당하면서 정작 서비스는 3.9%의 노인에게만 제공되고, 더구나 위와 같이 광범위한 사각지대가 발행한다는 것을 국민들이 쉽게 납득할 수가 있을까 의문이다.
저소득계층은 장기요양보험 시행 전 무료로 가정봉사원파견 서비스 등을 제공받았으나 장기요양서비스가 시행되면서 본인부담금을 납부하여야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현재 본인부담금은 서비스비용 중 요양시설은 20%, 방문요양은 15%를 납부한다. 정부는 지난 7월 저소득계층의 본인부담금을 50% 경감하였고 이에 따라 적게는 5만5천원에서 많게는 14만5천원(비급여항목 제외)을 부담한다고 발표하였다. 보는 바와 같이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중상위층 노인들에게는 가족의 수발비용 부담경감을 가져왔으나 저소득층에게는 분명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다.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는 시범사업 시기부터 꾸준히 제도에 대한 모니터를 실시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정부의 저소득층의 본인부담금 50% 경감조치가 시행되고는 있으나 서비스 현장에서는 서비스의 축소이용 사례가 상당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예로 정부가 발표한 본인부담 50% 경감대상자 중 월 3~4만원, 또는 7~8만원 이상을 부담하기 어려워 방문요양서비스가 더 필요함에도 이용하지 못하고 노인이 방치되는 사례들이 있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장기요양서비스의 광범위한 사각지대나 본인부담금 이용으로 인한 서비스 축소 및 기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재원이 확충되어야 한다. 현재 장기요양보험예산의 20%를 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 80%는 보험료 수입 또는 본인부담금 형태로 국민이 부담하고 있다.
얼마 전에 국회에 제출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장기요양보험의 재정확충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예상되어 우울해진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중 보건복지예산은 전년대비 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초생활보장예산은 물가상승률조차 반영되지 않았고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 복지예산으로 포함시키기 어려운 예산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초노령연금의 자연증가분 등을 고려한다면 복지예산은 사실상 동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정부 재정지출 비율을 20%에서 획기적으로 확대하라는 주장은 쇠귀의 경 읽기가 되기 십상이다.
장기요양의 재원을 사회연대의 원리로 마련하는 것은 동의한다. 장기요양보험의 재원확충을 위해 보험료는 인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는 고작 20%의 재원만을 책임지고, ‘시민 모두’에게 재정부담을 떠넘기는 현 구조를 어느 국민이 너그러이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보험료 인상에 대한 반대여론은 정부 스스로가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더 이상 보험료 인상 반대여론을 핑계 삼지 말고 장기요양보험 재정의 정부부담 비율을 획기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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