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지 못하는 사람이냐, 볼 수 있는 사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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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10-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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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청각을 이용하여 많은 것을 배운다. 신생아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거나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므로 소리에 반응한다. 정상적인 청력을 가진 아기는 몇 주 지나지 않아 아주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으며, 자기 부모의 목소리를 알고 자신이 내는 옹알거리는 소리에도 주의를 기우린다. 생후 1년 안에 아기들은 주위에서 나는 여러 가지 소리 가운데 의미 있는 소리를 분별해내서 들음으로 많은 정보를 얻기 시작한다.
점차 자라면서 항상 듣게 되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행동이나 사건을 연관 지어서 언어를 발달시켜 간다. 즉 각각의 말소리에 의미가 있음을 알고, 그 말소리를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을 배운다. 이렇게 대부분의 아동들은 자연스럽게 그리고 자발적으로 언어를 습득하고 이러한 언어를 통해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나 청각에 장애가 있는 아기들은 특별한 도움을 받지 않으면 이러한 과정에 참여할 수 없으므로 언어(말)를 발달시키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언어(말) 발달의 지연은 문자언어의 습득까지 어렵게 하여 문자(책이나 신문 등)를 통한 다양한 정보의 습득이나 간접 경험까지 어렵게 한다. 결국 듣기의 어려움은 언어(말이든 문자든)를 통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없게 하므로 경험의 결핍을 초래한다. 따라서 청각장애는 정보접근 장애이자 경험결핍 장애이며, 이는 교육과 직업 및 사회생활 참여의 기회를 제한한다.
최근에 와서는 인공와우 시술이나 보청기 등을 통해 청각 손상에 대한 보상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의료공학 기술의 발달이 청각채널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와 경험을 완벽하게 대치해주지는 못한다. 인공와우 시술이나 보청기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는 부족하거나 왜곡된다.
이렇게 부족한 것을 메우려는 시도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매우 힘들게 만들면서도 완전하게 채워 주지는 못한다. 장애나 결함의 제거는 잘해야 마이너스(-) 상태를 영(0)의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물론 장애나 결함의 제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같은 노력으로 영(0)을 플러스(+)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 길을 마다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약점의 보완보다는 장점에 기반하여 교육하고 지원할 때 그 효과가 크다. 마이클 펠프스는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였다고 한다. 그에게 부모나 교사가 공부를 시키려고 했다면 그가 올림픽 수영 역사상 최초의 8관왕이 될 수 있었을까?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힘보다 온 몸을 움직이는 힘이 강한 펠프스에게는 의도했든 아니든 장점에 기반한 교육이 주어졌던 것이다.
더 이상 청각장애인은 듣지 못하는 사람(deaf person)이 아니다. 청각장애인은 볼 수 있는 사람(Seeing person)이다. 청각장애인은 보는 것을 통해 잘 의사소통할 수 있고, 보는 것을 통해 잘 배울 수 있는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시각채널을 통한 의사소통 도구인 수화로 상호작용하면 그 시기에 경험해야 하고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배우고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각채널을 통한 의사소통 도구인 수화로 교육 받으면 더 많은 청각장애학생들이 대학에도 진학할 수 있으며 유명한 학자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시각채널을 통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 받으면 직업이나 사회 활동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의 선택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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