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찾는 2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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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09-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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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를 둔 엄마, 아빠가 우리 아이들과 하루를 산다는 건 꿈조차 꿀 수 없을 만큼 빠듯하고 숨 가쁜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오늘도 하루 열심히, 즐겁게 사는 거야!’ 다짐하며 아이의 얼굴을 닦아주고 웃으며 옷을 갈아입히지만 그래도 그 하루는 여전히 그 전날과 별 다름없이 온통 내 마음과 몸, 시선과 손길 모두 어느 한 순간 아이를 떠나지 못하고 그저 하루 동안 해내야 할 과업들을 차곡차곡 해내며 버텨갑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이러한 일상의 다짐은 이백만 장애인 가족의 하루를 여는 호흡의 시작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의 엄마, 아빠도, 사회도 모두 잊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인색한 인심들을 이겨내며 장애와 더불어 살면서도 우리 아이들이 맘속에 키우는 ‘꿈’ 입니다. 아직도 장애인들의 삶을 기초생활에 머물러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무지와 일방적인 인식이 요리사를 꿈꾸는 조막손 아이 영진이처럼 마라토너를 꿈꾸는 지체장애인, 무용수를 꿈꾸는 청각장애인, 교수를 꿈꾸는 시각장애인, 변호사가 되고픈 언어장애인들의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합니다. 어쩌면 이들의 꿈을 이루어 줄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무능함이 더 두려운 장애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우리 장애인들이, 우리 아이들이 마음대로 꿈을 꿀 수 있고 이 꿈을 좇아 하루하루 희망을 키워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어른들이, 그리고 사회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찾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특히 공교육의 기회 확대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서 지향하는 가치와 지식을 학습하고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가장 중요한 통합의 장소가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2008년 장애인실태조사」(보건복지가족부, 2009)에 따르면 만 9세 이하의 장애아동의 74.5%, 80%가 각각 어느 보육시설이나 유치원에도 다니지 않고 있어 대부분의 장애아동들이 교육 기회에서 소외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장애아동들에게 기초교육에 대한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서로 소통하고 기능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독립적으로 생활하고 자신들의 역할을 찾아나갈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의 기회가 확보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우리 아이들이 인성과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각 장애유형에 적합한 재활치료가 있을 수 있겠고요, 더 나아서는 아이들의 정서와 인성발달에 도움이 되는 예체능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기존의 청소년수련관이나 다양한 지역사회 아동 지원서비스는 일반아동들 위주로 되어 있어 우리 장애아동들이 편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많이 부족하지요. 특히 농어촌지역의 장애아동들의 경우 더더욱 심각한 상태입니다. 물론 이러한 인성, 능력개발 측면에서의 사회적 지원은 기초생활에 비해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 있겠으나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자신의 신체에 남아 있는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재활치료나 정서적인 안정과 통합감을 갖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예술적 경험은 이들이 우리 사회에 건강한 꿈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세 번째, 아이들의 가족 혹은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이해입니다. 건강한 아이는 건강한 가정환경,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한 어른들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가족이 아이를 위해 희생하느라 지칠 때, 사회적 지원의 부족으로 시설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필요가 충족되지 않을 때 우리 장애아이들은 우리 사회에 영원한 소외계층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24시간동안 소외되어 있다가 모두가 잠든 사이 꿈을 꾸는 우리 아이들의 소망이 25시에 머물지 않도록 장애를 넘어 세상을 감동시키는 장애아동들의 꿈을 이뤄가는 25시를 만들어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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