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 찾아준 선물-문영열씨 위기극복희망에세이공모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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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09-2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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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던 중에 사고로 장애를 입게 됐어요. 정신이 들자 병원이었고요. 그 때만해도 제가 어떤 장애를 입게 됐는지 정확하게는 몰랐어요.”
문 씨가 대상을 수상한 에세이는 뜻하지 않게 중도장애를 입고 장애를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사고 후 문 씨는 목 아랫부분을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서른넷의 젊은 나이, 책임져야 할 아내와 자식을 두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시설에서 6년간 생활했었어요. 당시에는 가족도, 형제도 떠나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살았었어요. 목숨을 포기하려고 했던 적도 여러 차례 있었고요. 더디게 흐르는 시간만을 타박하며 지내던 어느 날 우연히 지체장애인이 쓴 붓글씨 작품을 보게 되었어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종이 하나 잡을 수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최선을 다해 그림에 심취한 모습을 보고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어요.”
문 씨는 그 때부터 붓글씨 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목 아래부터 전혀 감각이 없는 몸으로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힌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지만 여기서 포기한다면 어둡고 외로운 절망 속에서 영원히 헤어 나올 수 없을 것 같아 참고 또 견디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문 씨는 붓글씨를 배우고 시를 공부하고 글쓰기를 시작하며 한국장애인미술대전 서예부문 입상, 2008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 공모전 최우수상, 전국장애인근로자문화제 금상 등 수차례 수상을 하기도 했다.
“사고 이전에는 글쓰기와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았어요. 어떻게 보면 사고 후 장애를 입고 나서 글쓰기, 붓글씨 쓰기 등 재능을 발견한 셈이죠.”
문 씨는 수년의 시설 생활을 접고 현재 6개월째 자립생활을 하고 있다.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한 상금을 기반으로 자립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렇지만 지금도 재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정부에서 지급되는 기초수급비로 생활하고 있지만 대부분 집세로 사용되거든요.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너무 많았어요. 이럴 바에야 다시 시설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죠. 지금은 많이 적응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아요.”
문 씨는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세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장애인들이 시설이나 집에 틀어박히지 않고 나와서 활동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장애인제도도 많이 좋아졌잖아요. 나와서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적극적으로 나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교제하다보면 얻게 되는 것도 많아요. 다들 자신의 장애에 대한 노하우가 있거든요. 대화를 통해 노하우를 배우고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장애인생활신문 박지연 기자 / 에이블뉴스 제휴사
장애인생활신문 (handicapi@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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