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발생한 아찔한 전동휠체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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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09-0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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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병변장애 1급의 중증장애인 최갑주(56)씨는 지난 29일 오후 5시 44분경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4호선 선바위역(코레일 수도권남부지사 관할) 맞이방에서 상행선 당고개 방향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마침 46분발(제4606열차) 당고개행 열치가 정차를 하고 있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전동차에 오르려고 하는데, 전동휠체어 앞바퀴가 전동차와 승강장 틈 사이로 빠져버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를 인지하지 못했는지 기관사는 문을 닫았고, 최씨는 전동휠체어가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전동휠체어 앞부분과 팔이 전동차 출입문 사이에 꽉 끼고 말았다. 최씨는 고함을 질러 위험한 사실을 주변에 알렸고, 주변 승객들이 달려와 도와주고 조금 후 전동차 출입문이 열리면서 목숨을 건지고 전동차에 오를 수 있었다.
최씨는 세 정거장 지나 이수역 역무실을 찾아 “이번 사고로 팔에 타박상을 입었고 전동휠체어 앞부분이 망가졌다”고 항의했다.
사고 다음날인 30일 오전 사고현장을 찾아 선바위역 직원 이야기를 들어 보니 사고 당시 승강장에는 역직원이나 공익요원이 전혀 없었다. 선바위역은 주말에 공익요원이 없었으며 역 직원 2명이 교대로 근무를 하는데 한 사람이 매표창구에서 표를 팔면 다른 한 사람은 고객서비스를 해야 하는 실정이었다.
사고지점은 곡선 구간으로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간격이 넓었다. 엘리베이터 앞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자주 이용을 하는 구간이지만, 고무발판을 대는 안전장치가 전혀 없었다.
역무원실 CCTV를 자세히 살펴보니 맞이방에서 휠체어 장애인이 상행선 승강장으로 내려가서 전동차를 타려고 엘리베이터에서 벗어 나가는 모습만 확인됐다. CCTV 시간은 표준 시간보다 5분정도 빠르게 되어 있었다.
승강장에 있는 CCTV에는 사고 당시 모습이 전혀 찍히지 않았다. 승강장 사고 현장에서 6~7미터 떨어진 곳에 사고 현장을 바라보는 CCTV가 있었지만 주변이 어둡고 계단 구조물에 가리고 있고, CCTV 성능도 좋지 않아 사고 모습이 담겨있지 않았다.
CCTV에는 출입문이 한번 열리고 다시 닫히는 모습은 담겨 있었으며 전동차가 선바위역에 정차하는 시간은 30초라고 역직원을 설명했는데, 당시 전동차는 1분가량 정차했다. 전동휠체어 바퀴가 빠지는 사고로 30초 가량 지연된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해주고 있는 것.
사고 당시 출입문이 닫히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역무원실에 연락을 해야 하는데, 사고 당시 전동차 운전자는 잠시 기다렸다가 문을 다시 한 번 닫고 출발한 점은 운전자가 전동휠체어 사고 장면을 CCTV를 통해서 제대로 확인한 것인지 의혹이 이는 부분이다.
만약 최씨가 중상을 입었다면 빠르게 응급조치를 해야 하는데, 당시 전동차 운전자는 어떠한 사고가 발생했는지 파악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을 한번 열었다 닫았을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역사 무인화에 이어 1인 승무제 도입…안전대책은 미흡
지하철역사가 무인화 경향으로 흐르고 있고, 전동차 승무원도 1명으로 감축하는 1인 승무제가 실시되면서 지하철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29일 지하철 1호선 가능역에서 중증장애여성(24·뇌병변장애1급)이 탑승하기도 전에 출발한 전동차에 끌려가다가 휠체어와 함께 승강장 밖으로 튕겨져 나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장애인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은폐하지 말고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 다시는 똑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동차 승무원 및 역사 직원, 공익요원에 대한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간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친박연대 정하균 국회의원은 지난 4월 이태원역 명예역장으로 활동한 후 “지하철, 전철, 철도 승강장에 설치된 CCTV는 예산이 들더라도 줌이 되고 성능을 향상시켜 승강장 사고 현장을 놓치지 않고 잡아 원인규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CCTV가 안 찍히는 사각지대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선바위역측이 최씨의 치료비와 전동휠체어 수리비 영수증을 보내오면 보상을 하겠다고 답변을 들었다고 사고당사자 최씨는 전했다.
박종태 기자 (so0927@chol.com),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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