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모를 위한 사랑의 십계명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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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08-3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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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신부는 “처음부터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자리였지만 이제는 정이 들었고, 장애인 시설을 지으면서는 더 깊은 애정을 갖게 됐다”며 “교구는 정책을 다루는 곳이지만, 시설을 지어 운영하면서 더 깊은 사랑과 자신감을 체험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기수 신부는 “작년에 장애인 시설을 지은 안동교구와 현재 추진 중인 의정부교구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기수 신부는 “최근에 장애인 부모들이 부쩍 몰려들고 있다. 심지어 암에 걸린 어느 어머님이 어린 자녀를 데리고 와서 ‘내가 죽기 전에 이 아이의 미래를 맡아 줄 곳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할 때는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렸다”면서 “끝없이 밀려드는 군중의 손길을 외면하지 않으셨던 예수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 부모님들을 위해 고민 끝에 ‘사랑의 십계명’을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다음은 장애인 부모를 위한 십계명 전문.
첫째, 자녀의 미래에 대해 준비하지 않는 부모는 심각히 고민하라. 흔히들 ‘정부가 알아서 해주겠거니’하는 막연한 생각을 갖지 말라. 자기 인생을 남이 설계해 줄 수는 없는 것이다. 철저히 아이의 미래를 준비시켜라.
둘째, 자녀를 정상적인 자녀처럼 대학까지 보낼 비용을 (학자금만큼) 준비하라.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아니면 돈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최근에 나온 뉴스를 보면 미국에서는 자녀 1명 키우는데 (18세까지) 3억5700만 원이 들어가고, 한국은 미국의 절반 정도인 1억7334만 원이 들어간다고 한다(2009년8월6일. 조선일보). 그만큼 부모들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셋째, 부모들끼리 모여서 힘을 합쳐라. 혼자의 힘보다는 뜻있는 부모들이 힘을 합치면 일이 더 쉬워진다. 장작불도 몰아서 타야 불길도 강해지고 오래 타는 법이다.
넷째, 확실한 사회복지 법인을 찾아라. 최근에 모 시청 공무원이 본인에게 한 말이다. “저는 천주교 신자가 아닙니다. 그런데 천주교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번은 최고 상급기관인 00기관에서 감사 나왔는데, 그분이 ‘천주교 법인은 제외시키십시오.’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감사가 끝난 후 저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몇 번이고 천주교 법인을 들여다보았는데, 정말 깨끗했습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다섯째, 확실한 사회복지 리더를 찾아라. 기업으로 말하면 훌륭한 CEO를 찾는 것이다.
여섯째, 부모와 법인과 리더가 모여서 자기 자녀의 계획(plan)을 만들어라. 다섯째까지가 어렵지 이 부분 부터는 재미있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일곱째, 모든 것을 문서화하고 즉시 실행해라.? 부모님들은 법인과의 관계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평생을 책임지는 곳이니 믿고 맡기면 결코 손해 보는 것은 없을 것이다.
여덟째, 성실하고 신심이 깊은 부모를 추천하라. 비신자보다 못한 신자가 있을 지라도 나는 신자를 택하고 싶다. 꼭 신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설을 운영하는 수도자나 신부님들은 이 말의 뜻을 이해하실 것이다.
아홉째, 서로서로에게 힘이 되어 줘라. 자기 자녀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한 어머님들. 외출 한 번 제대로 못한 어머님들. 남을 쉽게 믿을 수 없고, 정보 교환도 치열한 어머님들. 우왕좌왕 하면서 긴장을 풀지 못하는 어머님들을 위로하고 싶다.
열째, 기도하고 기다려라. “네가 하는 일을 주님께 맡겨라. 계획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잠언 16장3절). 내 생각이 아무리 옳다고 해도 주님이 생각하신 것과 같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안배가 필요하다. “우리는 당신만을 믿습니다.”하고 조용히 믿고 따를 뿐이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 기자 (so0927@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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