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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목숨 건 사투, 지하철 승강장에서 전동휠체어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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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947회 작성일 22-04-0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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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은 2019년 시작된 서울지하철단차 차별구제청구 소송 과정을 통해 지하철이라는 아주 일상적인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험성과 그에 대한 법원과 서울교통공사의 반응, 그 반응을 통해 우리가 각성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하는 장애인정책리포트 제417호를 발간했다.

“쿵. 앞바퀴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떨어졌다. 허리는 앞으로 꺾였고 충격으로 휠체어 전원이 꺼졌다. 앞을 향했던 바퀴가 옆으로 돌아갔다. 고꾸라진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몇 초 후면 지하철 문이 닫힌다.”

2019년 4월 2호선 신촌역에서 휠체어 바퀴가 지하철 승강장과 열차 사이의 틈으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사자는 서울교통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생명에 위협을 받는 시설을 방치하고 있다는 현실을 고발하고, 앞으로 장애인승객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요구했다. 약 2년여간 진행된 소송 결과 원고는 1,2심에서 패소했고, 패소한 장애인이 1000만원 정도의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하철은 어떤 의미인가? 장애인에겐 일상이 사투(死鬪)인 공간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열차-승강장 간격을 ‘크레바스(빙하나 눈 골짜기에 형성된 깊은 균열)’라 부른다. 간격이 넓은 승강장에서 발빠짐 사고가 잦은 것은 당연한 일로, 1~9호선 역사에서 2004년 이전 지어진 268개역 1만8856곳 승강장 중 연단 간격이 법정 기준인 10㎝가 넘는 곳은 151개역(56.3%) 3607곳이다.

장애인들은 넓고 깊은 단차로 인해 전동휠체어 바퀴가 걸려 바닥으로 나동그라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하며, 일상적인 공간이 되어야 할 지하철로부터 생명·안전에 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

-끝나면 안될 싸움, 지하철 장애인 이동권 여전히 답보 상태

법원은 ‘안전발판’ 등의 설치 여부가 차별의 근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고, ‘정당한 사유’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공사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서울교통공사가 지금까지 해왔던 ▲신촌역, 충무로역 등 일부 고무발판 설치 ▲직원들의 이동식 발판 서비스 도입 등을 정당한 사유로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 이용 실태를 점검해본 결과, 안전은 고사하고 편의를 담보할 수 없는 상태로 장애인의 입장에서 정당한 편의가 제공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 사건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는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의 지하철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일상의 이동에 있어서 여전히 예산과 의지를 논하고 있으며, 2020년 법개정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였으나 기술 도입 등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시도는 수년간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흔히 지하철은 도시의 인식 수준을 드러내는 지표라고 한다. 교통약자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경과규정’, ‘과도한 부담’과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라는 그림자 뒤에 숨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장애인정책리포트’는 장애당사자가 겪는 불편한 사례와 이슈를 주제로 선정해 심도있게 풀어나가도록 구성해, 1999년 3월 29일 창간을 시작으로 매월 1회 발간해왔다. 본 리포트는 한국장총 홈페이지(http://kodaf.or.kr)의 발간자료에서 상시 열람이 가능하며, 기타 관련 문의는 02-783-0067로 하면 된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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