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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업체, 버스에 휠체어 승강 설비 설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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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907회 작성일 19-01-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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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 등이 25일 오후 교통약자 시외이동권 보장 소송 항소심 선고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고속·시외버스 이용 시 '교통약자의 이동권'이 침해됐다며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차별 구제 소송 항소심에서도 “운수업체가 버스에 휠체어가 쉽게 오르내리도록 승강 설비를 도입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다만 국가·지자체를 상대로 한 청구는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민사30부(배준현 부장판사)는 25일 김모씨 등 5명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차별 구제 소송 항소심에서 1심처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뇌 병변·지체 장애를 앓는 장애인 3명과 비장애인 2명은 2014년 국가와 서울시·경기도, 버스회사 등을 상대로 "시외버스·고속버스 등에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라"는 차별 구제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2015년 7월 1심은 "버스회사들은 원고들이 버스를 승하차하는 경우 장애가 없는 사람들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회사들이 시·내외 버스에 휠체어 승강 설비 등을 설치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 재판부 판단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교통약자법의 시행령 체계에 비춰 보면 기본적인 이동 편의 제공 방법으로서 휠체어 승강 설비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상버스 도입 요구에 대해서는 "작년에 교통약자법이 개정되고 최근에 교통약자법 시행령이 입법 예고된 상황인 점 등에 비춰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차별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서는 "피고들의 고의나 과실에 의한 행위임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1심처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가와 지자체를 상대로 한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자체가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계획 등에서 구체적 도입 시기나 범위 등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교통약자법이나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장애인단체와 소송대리인단은 판결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한 법무법인 지평의 김태형 변호사는 "법원이 국가의 의무를 인정했으면 사업자들도 시외이동권을 위한 진일보된 정책을 마련했을 텐데 인정되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오영철 서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도 "이 싸움을 한 지가 꽤 오래됐는데 계속 국가, 지자체, 회사들의 책임을 미룬 판결이 실망스럽다"고 했다. 또 "휠체어를 타고 서울·경기를 벗어날 수 있는 버스가 한 대가 없다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라고 강조했다.

박찬균  allope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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