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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세계도시축전에 '장애인은 없다'…국제망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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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506회 작성일 09-08-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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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1시 생후 8개월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장을 찾은 김모(31)씨.

전시관 10여곳 중 세계도시관을 들어가기위해 출입구에서 유모차를 밀어보지만 10cm가 넘는 문턱을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김씨는 아이를 안은 채 유모차를 들고 통과해야 했다.

김씨는 "유모차 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출입구라면 장애인이 탄 휠체어는 어떻게 통과하겠냐"며"인천세계도시축전에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오후 실제로 교통사고로 양다리를 못쓰는 강모(45)씨도 휠체어를 타고 세계도시관을 찾았다.

여러차례에 걸처 출입 문턱 넘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번에는 도우미를 찾았다. 하지만 어디를 봐도 강씨를 도와줄 도우미는 보이지 않았다.

강씨는 "도대체 우리같은 장애인은 이런 행사장을 찾지 말라는 것이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가까스로 전시관 출입구를 통과했어도 각 도시별로 마련된 전시장을 둘러보기는 더 힘들었다.

전국의 광역도시와 기초 도시가 마련한 수십곳의 전시관마다 절반 이상이 시설물을 설치해놓은 장소를 오르는 문턱 높이가 10cm가 넘었고 심지어 20cm에 가까운 턱을 설치한 도시관 때문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부실공사로 문제가 제기된 인천세계도시축전은 이렇게 장애인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었다.

장애인을 외면한 전시관은 세계도시관뿐이 아니다.

디지털아트과 로봇사이언스관 등 대부분의 전시관 출입구는 10cm가 넘는 문턱이 가로막고 있었다.

CBS취재팀은 실제로 휠체어를 빌려 전시관들의 출입구와 전시관안에 마련된 각종 시설물들을 둘러보기위해 실험을 해봤다.

전시관은 물론 안에 마련된 각종 시설물 절반이상에 턱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말해 인천광역시가 국제적인 행사를 치루는 행사장을 건설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당초부터 없었다는 얘기다.

1998년 4월 시행된 장애인편의법 시행령(제4조)은 장애인이 공공기관에서 이동과 시설 이용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주출입구 접근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장애인 화장실, 장애인 승강기 등 편의시설 11가지를 의무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꼭 공공기관의 의무 규정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국제적인 규모의 행사라면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당연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곳을 찾은 최혁(37)씨는 "유모차가 다니기 불편해서 두번 다시 찾고 싶지 않다"며 "국제적인 행사인만큼 장애인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행사관계자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며"행사기간이 많이 남은 만큼 빠른시간내에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광역시 경제자유구역 송도신도시내 1천4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치루는 인천세계도시축전.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노약자나 장애인을 배려하는 수준높은 행사로 치뤄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CBS사회부 최선욱 기자 swc5864@cbs.co.kr /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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