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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네 잎 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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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847회 작성일 09-07-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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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부산 장애인 영화제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들의 신체조건은 일반인과 달랐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과 패기화 땀방울은 일반인들과 다를 바 없이 뜨거웠다. 사실 다르다는 표현 보다는 ‘같지만 조금 특별한’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일반인과 장애인을 구분하고 싶지도 않다. 왜냐면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들은 우리와 다른 것이 아니라 조금 특별할 뿐이니까.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조금은 특별한 그들에 대한 시설, 인식, 제도 등 모든 방면에 있어서 한참을 뒤쳐져 있다. 시내버스 하나만 봐도 휠체어에 의지하는 사람이 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는 버스를 ‘대중교통’이라고 부르고 있으나 현실 상으로는 ‘편중교통’인 것이다. 사회적인 위치나 대우도 차별이 극심하게 존재하며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운동회 날 청군 백군 가르듯이 일반인 학교와 장애인 학교를 확고하게 갈라놓아 유소년 때부터 편견을 자연스럽게 교육시키고 있다.

‘장애는 불행한 것이 아닌 불편할 뿐인 것.’

일본의 베스트 셀러가 된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 씨는 자신의 책을 통해 장애를 이렇게 표현했다. ‘사지절단증’이라는 희귀 병으로 선천적으로 팔다리가 없이 태어나 누가 봐도 불행해 보이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어린 시절부터 일반 학우들과 학교를 다니면서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었다. 남들보다 조금 특별했던 신체는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기보단 개성으로 느껴졌으며 그런 관심과 사랑은 그를 명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던 것이다.

어린 시절 네 잎 클로버 찾기 게임을 하곤 했다.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면 선생님께서 선물을 주시곤 했다.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풀밭을 거닐 때 이따금씩 허리를 숙이고 네 잎 클로버를 찾게 된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있다. 클로버의 다수는 세 잎 클로버이고 네 잎 클로버는 어찌보면 세 잎 클로버 입장에서는 일반인들과 다른 존재이다. 세 잎 클로버가 정상이고 네 잎 클로버는 비정상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가? 그 비정상으로 보이는 풀을 찾기 위해 반나절을 꼬박 허리 숙여 찾기도 하고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기 위해 돈을 주고 사기도 한다. 네 잎 클로버는 언제부터인지 행운의 상징이 되어 우리에게 귀한 풀이 되었다. 잎이 하나 더 달린 돌연변이가 아닌 정말 특별한 의미가 된 것이다.

이렇게 편견과 인식은 어떻게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며 우리에겐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네 잎 클로버도 처음부터 행운은 아니었을지 모른다. 행운으로 불리기 전에는 분명 불량 풀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일화를 계기로 행운이 되었고 그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한 끝에 지금까지 온 것이다.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조금은 특별한 그들 역시 우리의 노력으로 인식을 바꿔가야 한다. 네 잎 클로버가 행운이 되었듯이 우리 사회의 네 잎 클로버가 될 수 있도록 나와 네가 우리가 그렇게 부르고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 미국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조금 특별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 행운의 네 잎 클로버가 될 수 있었다. 우리도 우리의 네 잎 클로버를 찾아 나서자. 네 잎 클로버는 빨리 찾기 시작한 사람이 많이 찾는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 찾기 시작한 우리도 행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네 잎 클로버는 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답기에.

기고/장기웅 (brainstorm81@paran.com), 에이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