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앉아서는 닿지도 않네" 장애인 배려없는 무인단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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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혜진
조회 1,688회
작성일 17-10-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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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패스트푸드점 등에 무인단말기 설치가 가속화 되면서 장애인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체장애를 가진 임 모씨는 최근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찾았다가 매표소 앞에 줄이 길게 서있는 것을 보고 무인단말기를 이용하고자 단말기 앞으로 갔다. 그는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으나 ‘키오스크’(KIOSK·터치스크린 방식의 주문·결제 시스템)은 비장애인 기준으로 설치돼 있어 화면에 손이 닿지 않았다. 결국 그는 티켓을 구입하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이 모씨 역시 패스트푸드 매장을 찾았다가 무인단말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가 방문한 매장은 직원이 없고, 단말기로만 주문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매장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점자·음성 안내를 지원하지 않아 앞이 보이지 않는 그에겐 주문 자체가 불가능했다.
지난 2014년 키오스크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롯데리아는 현재 전체 매장의 약 40%에 달하는 총 550여곳에서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도 키오스크 시스템 도입 매장을 점차 늘려 현재 전체 440개 매장 중 190여곳에 키오스크를 설치·운영 중이다. 올해 안에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인 250여곳에 키오스크를 들인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패스트푸드 매장·열차·영화관 등 일상에서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범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애초에 비장애인 기준으로 제작·설치된 무인단말기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사용하기 쉽지 않다.
이용석 장애인총연맹 정책실장은 “키오스크가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한 외식업계에서 보편화 하기 시작하면서 장애인들은 차라리 식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들이 기술의 발달로 인해 소외받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개발단계부터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 역시 “이어폰을 꽂아 음성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키오스크 하단부에 키패드식 버튼을 설치해 스크린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무인 시스템도 장애인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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