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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 해결을 위해 투쟁하라, 열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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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686회 작성일 09-07-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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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단어는 진부합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이지요. 그러나 진부하면 진부할수록 우리들은 더욱 더 강력하게 그것들을 원합니다. 아마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맞닿아 있기 때문인 모양입니다.

여러분의 욕구는 무엇입니까?

매슬로우(Maslow)라는 심리학자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장 기본적인 단계로 생리적 욕구인데, 이것은 춥고 배고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다른 욕구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인간은 빵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로 굶주리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 빵 한 조각은 전부인 것입니다.

두 번째 욕구는 안전에 대한 욕구입니다. 생리적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신체적·감정적인 위험으로부터 보호되고 안전해지기를 바라는 욕구입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마음대로 활동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됩니다. 거리를 다닐 때 자유롭게 다니지 못하고 항상 조심해야 하며, 목숨의 위태로움을 느낀다면 얼마나 불안할까요.

세 번째 욕구는 소속감과 애정에 대한 욕구입니다. 일단 생리적 욕구와 안전에 대한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소속감이나 애정욕구가 지배적으로 나타납니다. 한 마디로 집단을 만들고, 동료들로부터 받아들여지고 싶다는 욕구이지요.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어디에 소속되거나 자신이 다른 집단에 의해서 받아들여지기를 원하고 동료와 친교를 나누고 싶어 하며, 또 이성간의 교제나 결혼을 갈구하고 가족을 이루고 싶어 하는 것이지요.

네 번째 단계는 존경에의 욕구입니다. 인간은 어디에 속하려는 욕구가 어느 정도 만족되면 어느 집단의 단순한 구성원 이상이 되기를 원하지요. 그래서 내적으로 외적으로 타인으로부터 주의를 받고 인정을 받으며, 집단 내에서 어떤 지위를 확보하려는 욕구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자아실현의 욕구입니다. 일단 존경의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다음에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 “자기 계발을 계속하고 싶다”는 자아실현욕구가 강력하게 작동을 하게 됩니다. 이는 자신이 이룰 수 있는 것 혹은 될 수 있는 것을 성취하려는 욕구입니다. 즉 계속적인 자기 발전을 통해 성장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자아를 완성시키려는 욕구이지요. 그래서 어느 경지에 오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더, 더, 더를 외치는 것입니다.

장애인은 욕구를 드러낼 수 있는가

요즘에는 이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이 욕구는 어쩌면 개인이 충족시켜야 되는 부분도 있지만 사회가 충족시켜줘야 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장애인은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에서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이 욕구는 한낮 백일몽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우리 장애인은 다른 사회 어느 집단보다도 극빈곤층이 많습니다. 이것은 생리적 욕구가 해결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이겠지요. 안전에 대한 욕구는 어떻고요. 지하철 한 번 타려면 여전히 목숨을 걸고 타야 합니다. 대중교통이 장애인에게는 안전조차 보장해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소속감과 애정에 대한 욕구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20년 가까이 2%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조차도 안 지켜지고 있습니다. 우리 장애인이 어디에 소속되어 일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 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사랑이요? 여전히 장애인과의 사랑은 미화되기 일쑤입니다. 중증장애인일 때는 사랑조차도 사치처럼 여기지요.

존경에의 욕구.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소속되기도 힘든데 어떻게 존경에의 욕구를 꿈꾸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자기 실현 욕구는 더욱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장애인이 스스로 자기 능력을 가지고 뭔가 개발을 하려고 해도 사회는 장애인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지도 않으며, 장애인에게 어떤 능력이 있는지 그다지 고민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뛰어난 장애인이 나와 매스컴을 타기라도 하면 ‘장애 극복 신화’를 들이대며 ‘너희도 노력하면 이렇게 될 수 있어’라고 몰아세웁니다.

욕구를 쟁취하기 위하여 투쟁하고 열망하라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장애인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것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습니다. 욕구를 드러내는 것조차 불편하게 여길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욕구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욕구를 드러내야 합니다. 생리적 욕구, 안전에 대한 욕구, 소속과 애정에 대한 욕구, 존경에 대한 욕구, 자기실현에 대한 욕구.

사회의 시선에 스스로를 가둬 두지 마시고, 욕구를 과감히 드러내세요. 성경 구절에도 있지 않습니까.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요구는 곧 투쟁입니다. 단어가 좀 과격하지요. 그렇지만 분명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일상이 투쟁입니다. 투쟁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개개인이 등불이 되십시오. 촛불이 되십시오. 작은 불빛이 어둠 속에서 더욱 빛을 발휘하는 법이니까요.

칼럼니스트 최김린 (passion03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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