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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전담경찰관,발달장애인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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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혜진1 조회 1,343회 작성일 16-08-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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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을 만나보기 전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고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난다는 생각에 긴장을 많이 했었습니다.”

지난 6월 20일과 21일 이룸센터 지하 이룸홀에서 열렸던 ‘발달장애인 전담경찰관 교육’에 참여한 경찰관이 했던 말입니다.

2015년 11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법)’이 시행되면서, 각급 경찰서마다 발달장애인 전담 사법경찰관이 지정됐고, 법률에 따라 전담 경찰관들은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의사소통 방법 및 발달장애인 보호를 위한 수사방법 등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지난 2015년 12월, 경찰교육원에서 전국의 전담 경찰관 500명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데 이어, 이번 6월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전국의 발달장애인 전담경찰관 8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발달장애인 전담경찰관에 대한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고, 이는 발달장애인의 인권문제와도 직결돼 있습니다. 만일 발달장애인이 경찰수사를 받는 경우에 담당 수사관이 발달장애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하고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게 됩니다. 장애유형에 적합한 수사의 필요성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07년 있었던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입니다. 당시 경기도 수원시에서 신원미상의 15살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은 수원역 대합실에서 지내던 20대 노숙인 2명을 체포했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던 이들에게 적합한 방식의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수사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자백을 해 버린 이들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벌금형이 선고 됐습니다. 5년의 복역을 마치고 나서야 재심이 이뤄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감안해 심리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는데, 결국 재심 결과 무죄가 선고돼 이들은 억울한 처벌을 받았던 것임이 인정됐습니다.

이런 경우 뿐 아니라 장애인이 학대 등 인권침해의 피해자가 된 경우에도 전담 경찰관의 필요성은 매우 큽니다. 지난 2014년 ‘염전노예’사건을 비롯해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노동력 착취 사건, 시설 내 학대 사건 등 심각한 장애인 학대가 적발돼도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등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발달장애인에 대한 학대 사건의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못하는 데는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한 방식의 수사가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도 있습니다.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범죄사실’이 ‘특정’돼야 하고(이는 범죄가 일어난 ‘일시’와 ‘장소’가 구체적으로 언제인지 지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범죄 사실 특정’이라는 용어 조차도 자주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낯선가요?) 폭행사건이라면 ‘무엇으로’, ‘어떻게’, ‘얼마나 자주’, ‘얼마나 세게’, ‘누구와 함께’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들이 진술을 통해 드러나야 합니다.

그러나 시설, 염전, 가정 등 대부분 은밀하게 발생하는 장애인 학대의 경우 목격자나 CCTV 등 증거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피해자들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데 발달장애인이 수사과정에서 수사관의 질문을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기란 경우에 따라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더구나 경찰서라는 낯선 장소에서 낯선 수사관이 알지도 못하는 말로 추궁한다면 장애가 없는 사람도 긴장감에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데, 발달장애인이라면 더욱이 제대로 수사를 받기가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