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복지뉴스

시행 코앞 한국수화언어법 실효성 높이려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혜진1 조회 1,391회 작성일 16-04-09 13:30

본문

오는 8월4일 한국수화언어법이 본격 시행을 앞둔 가운데, 실효성 있는 수어 정책 시행을 위한 한국수어교원 양성, 당사자가 포함된 수어연구 등 다양한 방안이 쏟아졌다.

국립국어원과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수어 정책 토론회’를 개최, 장애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한국수화언어법은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으며, 오는 8월4일 시행이 예정돼있다. 이에 맞춰 농인의 언어권 확보를 위한 수어 사용 환경 개선 및 수어의 발전 등의 국가적 책무 수행이 필요한 상황.

■국립국어원 전문 부서 신설…한국수어교원 양성=먼저 한국수화언어법은 한국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임을 밝힘과 동시에 대한민국 농인의 공용어임을 선언하고 있다.

이처럼 ‘공용어’로 인정하고 있는 나라는 뉴질랜드와 우리나라만이 유일한 내용.

또한 한국수어의 지위와 발전 방안을 총체적으로 입법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규정했으며, 한국수어 연구를 위해 전문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되고 있다.

공주대학교 특수교육과 최상배 교수는 이 법에 맞춰 시행 초기에는 국립국어원에 수어 연구와 진흥을 위한 부서를 신설하거나 국어심의회 내에 한국수어분과 및 전문소위원회 등을 신설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국립국어원이 수어 연구를 위한 조직을 개편한 이후 국립국어원은 수어연구를 위한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대학이나 연구소에 수어연구를 위탁해야 한다”며 “국어원 속 가칭 한국수어진흥과는 10명 내외의 규모로 구성하고, 농인 당사자 등 전문가들을 관련 정책 수행 인력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문 인력 향상을 위해서도 한국어교원자격제도에 준하는 한국수어교원을 양성하고, 수어통역사 양성과 인증의 엄격성을 강화해 통역 유형과 난이도에 따라 세분화?전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한국수어교원 자격증이 매력적이어야 수어교원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인데, 시행령에 1,2급 등 상당히 세분화 돼 있다. 자격증을 얼마나 취득하려고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한국수어를 외국어로 인정해 중고등학교 외국어 교과로 한국수어가 포함된다면 한국수어교원 자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수어 실태조사, 수어코퍼스 ‘구축’=한국수화언어법 제4조 제1항에서는 국가지자체가 한국수어 사용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담겼다. 이에 무엇보다 한국수어 사용 환경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수적이라는 것.

한국복지대학교 원성옥 교수는 “한국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은 한국수어와 함께 한국어를 사용하는 이중 언어 환경에 처해있으므로 다양한 변이형태가 존재한다. 한국수어 사용자 특성에 따른 한국수어 사용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며 “수어의 보존과 농문화의 기록을 위한 장기적인 수어코퍼스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농아동의 90%가 청인 부모 밑에 태어나 부모로부터 자연스럽게 언어를 습득하지 못하는 현실. 이에 농자녀를 둔 부모를 위한 상담 및 의사소통 지원 서비스와 함께 국가지자체의 지원을 통한 농유아를 위한 이중언어교육 시범 사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외에도 청인을 위한 한국수어 교육 지원을 위한 대학이나 평생교육 시스템 속 한국수어 과목 개설, 한국수어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개발 연구 필요 등도 함께 제언했다.

■농문화 발전, ‘콘텐츠 이용’ 필요=한국수화언어법은 농인의 수화를 언어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뛰어넘어 구체적으로 한국수어를 보급, 농문화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밑그림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농문화 발전을 위한 관련 포럼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

나사렛대학교 안영희 겸임 교수는 “한국수어 및 농문화 진흥 및 발전을 위한 구체적 결과물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하고 있는 문화 콘텐츠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보는 문화인 한국수어의 콘텐츠로는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등 움직이는 영상 위주다. 한국수어 및 농문화 발전은 문화 콘텐츠 발전과 직결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농인만이 아닌 청인도 누구나 다 함께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수어 콘텐츠 제작이 필요하다는 것.

예를 들면, 배우들이 모두 농인, 배경도 농사회와 농문화가 그대로 녹아든 농학교 배경으로 한 ‘트라이브’. 일반 사람들이 몰랐던 신선한 충격과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삶을 공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교수는 “현재 농아인협회 기관 중심으로 수어뉴스, 농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스트리밍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인터넷수어뉴스, 농다큐멘터리 등을 지상파나 IPTV에 강제 할당 제도를 통해서 일정 시간대에 양질의 수어뉴스, 농다큐멘터리를 고화질로 상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