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여고생 최민지 양 "휠체어 삶이지만 시 쓸땐 행복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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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07-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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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만에 조산아로 태어나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살아온 민지에게 시(詩)는 가장 좋은 친구였다. 시를 쓸 때만큼은 휠체어에 앉은 자신을 잊고 행복했다. 시는 그녀를 장애에도 불구하고, 밝고 명랑한 소녀로 자라게 해주었다.
민지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일기장에 쓰기 시작한 시 가운데 28편을 뽑아서 '노란 병아리의 외출'이란 첫 시집을 출간했다. '새근 새근 아기처럼 잠을 잔다/ 일어나서 삐악 삐악 노래 부르고/ 파릇 파릇 파아란 꿈들/ 아롱다롱/ 오순도순 이야기한다…(생략)' 노란 병아리는 아홉 살 때 쓴 첫 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시집에는 민지의 일기와 그녀를 곁에서 지켜보고 도운 학교 선생님과 의료진, 장애인 화가 등의 축하의 글도 들어있다. 특히 아기 때부터 민지를 진료해온 충남대병원 소아재활의학과 김봉옥 교수는 민지가 써오는 시를 읽어주며 그녀의 재능과 열정을 발견하고 시 쓰기를 격려해준 고마운 분이다. 지난해에는 병원에서 민지의 시화전을 열어주기도 했다.
또한 당시 장애인 구족화가들은 민지의 시에 그림을 그려넣어 주어 시화전을 도왔다. 이번 시집의 표지 그림도 대전중앙병원 장애인미술교실의 장애인들이 그려주었다. 이 같은 주변의 사랑에 힘입어 민지는 지난해 전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엿한 시인이 된 민지는 9일 오후 7시 대전 유성 홍인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고마운 분들을 초청해 감사를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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