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미디어 속 ‘장애 극복·동정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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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혜진1
조회 1,324회
작성일 16-01-2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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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애인 관련 기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해오고 있지만 언론과 미디어의 사려 깊지 못한 한 두 개의 글과 영상이 찬물을 끼얹는 현실.
최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은 ‘세계장애동향’을 통해 독일 연방 장애인 담당관실에서 발행한 ‘눈높이’ 언론 미디어 지침서를 소개했다. 장애인 관련 보도나 인터뷰 시 용어나 표현의 선정부터 카메라 앵글까지 언론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영웅도, 중성도 아닌 ‘장애인’=장애인 개개인은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다. 취재 대상이 반드시 자신의 장애로 고통 받고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은 금물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단지 휠체어에 의존해야 하는 ‘불쌍한 사람’이 아닌 위대한 과학자다. 본질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우선시 돼야 하는 것.
반드시 어려움을 극복하는 영웅스토리가 아니어도 괜찮다. “장애에도 불구하고” 라는 표현은 시청자와 독자에게 특정 시각을 강요하는 표현, 장애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하루하루 일상을 용감하게 해쳐나간다는 스토리 구성도 필요 없다.
또 장애인은 중성을 입히지 말아야 한다. 성별이나 연령에 따라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는 점이 필요하다. 특히 관련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자폐증은 다 천재인가?”란 의문은 접어야 한다. 모두가 수학 천재도, 연기에 소질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휠체어’ 맞춰진 초점, 불편해요=사진 구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성장장애인을 촬영할 때는 서서가 아닌, 그들의 눈높이에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창가 뒤에 있는 모습을 촬영해 굳이 우울함을 나타낼 필요도 없지 않은가.
다양성과 어울림은 사진과 영상으로도 표현 가능하다. 촬영을 할 때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한 프레임에 담고 휠체어 등 장애를 나타내는 상징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지양하는 것이 좋다.
모든 장애인 인터뷰의 ‘주제’는 왜 장애에 국한될까? 장애인들도 장애라는 주제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장애에 한정될 것이 아닌, 정치나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질문하면 된다.
또 방송에서도 장애인 사회자라고 해서 꼭 장애나 사회복지 관련 토론회의 진행만 맡기지 말고 다른 분야의 프로그램을 맡기는 것도 좋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와 통합이라는 주제도 장애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외에도 작은 독일어 표현의 차이가 가져오는 어감의 차이, 사람들의 언어 습관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장애인 비하 성격의 표현에 대해 지면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아픈 기억’ 들추지 말 것=장애인을 인터뷰하는데 준비사항은 ‘사전 검토’다. 먼저 취재 또는 촬영 장소의 특수성에 기안한 주의사항은 없는지 알아보고, 인터뷰 대상인 장애인의 별도 요청이 없는 경우 필요 없는 도움을 제공하지 않는다.
또 인터뷰 대상이 장애인의 활동보조인 또는 통역사가 아님을 명심하고 취재와 촬영에 임해야 한다. 촬영 취지와 내용에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장애인의 아픈 기억 또는 사생활을 들춰내는 인터뷰도 지양해야 할 터.
장애유형별로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좀 더 자세한 모사가 필요하며, 청각장애인의 경우 수화 통역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지적장애인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쉬운 표현과 단순한 문장구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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