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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문화축제 속 시각장애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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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혜진1 조회 1,144회 작성일 15-11-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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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자체 및 중앙정부 행사시각장애인 대체자료 제공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마저도 ‘장애인의 날’에 몰려있어 여타의 행사에서는 시각장애인 대체자료가 전무한 실정인 것.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유진아 연구원은 11일 여의도 이룸센터 교육실2에서 ‘문화향유권 측면에서 바라본 시각장애인 대체자료 제공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시각장애인 거주 인원이 많은 11개 지자체 및 중앙부처 총 69개 행사대체자료 제공률, 전국 지자체 장애인의 날 대체자료 제공률과 당사자 만족도 및 선호도 조사한 내용이다.

대체자료 제공률 8.7% ‘현실’=모니터링 결과는 ‘실망’ 그 자체였다. 11개 지역 및 중앙정부 행사 총 69건 중 점자 및 음성변환용코드가 삽입된 대체자료 제공 수는 단 6건(8.7%)에 불과한 것.

시각장애인 대체자료 제공 의무가 있는 기념일(장애인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현충일), 국경일(제헌절, 광복절) 등 행사를 한정시켜보면 총 47건. 반면, 대체자료 제공 수는 5건(10.6%)에 그쳤다.

제공 내역은 4건은 서울시?포항시?경북도청?복지부 장애인의 날 행사, 1건은 부산광역시 스승의 날 행사로, 대다수 장애인의 날에 몰려있는 결과였다.

제공 의무가 없는 지역 축제행사의 경우 총 22개 중 ‘2015년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만 대체자료를 제공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질적인 부분도 문제점은 속속들이 발견됐다. 제공된 대체자료 종류는 5건 중 4건이 점자리플렛, 1건이 음성변환용코드 삽입 리플렛(보이스아이)로, 전맹이 아닌 저시력장애인을 위한 확대문서 등은 제공되지 않은 것.

이중 전맹 시각장애인 3인과 점자자료를 살펴봤지만 50점 만점에 평균 25.5점에 불과했다.

시각장애인 대체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요인은 ‘장애인복지법에 의거한 법률적 의무사항인지 알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27.4%로 높았으며, ‘예산부족’을 꼽은 응답도 24.2%로 뒤를 이었다.?

대체자료 만족도 2.77점=“문화, 여가 생활하면서 자료 받아본 적, 글쎄요.” 전국 거주 시각장애인 265명을 대상으로 한 ‘시각장애인 문화 ·여가생활시 정보접근권 욕구조사’에서도 결과는 처참했다.

응답자 중 81.1%가 지역사회 행사 참석 경험이 있다고 했지만, 이중 50.6%(자원봉사자 등의 인적서비스 포함)만이 대체자료를 제공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

제공받은 대체자료의 만족도는 5점 기준으로 평균 2.77점으로 나타났다. 만족도를 종합해보면 자료의 상태와 내용 및 신뢰도는 만족했으나 제공되는 자료의 양이 충분치 못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선호하는 대체자료 종류는 1급의 42.2%가 점자자료를, 2급은 30.8% 음성통역사를, 3급, 4급, 5급은 평균 49%가 확대문서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정도에 따르면 전맹의 51%가 점자자료를 선호한 반면, 확대문자 및 일반문자 판독가능 응답자는 각각 34.7%, 50%가 확대문서를 선호했다.

주로 사용하는 독서보조기기에 따라서는 점자정보단말기, 스크린리더, 기타 사용자의 경우 대부분 점자자료를 선호했고, 데이지플레이어 사용자는 음성통역사, 화면확대프로그램 사용자와 확대독서기 사용자는 확대문서를 선호했다.

즉, 점자자료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장애 1급?2급, 전맹, 점자정보단말기 사용자. 확대문서를 선호하는 응답자는 장애 3급?4급?5급, 확대문서?일반문서 판독가능인(저시력)이었다.

유 연구원은 “시각장애인 대체자료 제공현황은 제공률이 턱없이 낮고, 몇몇 지역은 대체자료를 제작하고도 전달방식에 문제가 있어 원활한 제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제공된 대체자료도 일관된 점역규칙을 적용하지 않았다. 제공 뿐 아니라 점역 규정의 준수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연구원은 “제공된 대체자료의 대부분은 점자자료로 점자자료를 읽지 못한 시각장애인대체자료에서 소외된다”며 “노년층 등 독서장애인이 점차 증가하는 측면에서 점자자료 뿐 아니라 확대문서, 텍스트파일 등 다양한 종류의 대체자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외된 시각장애인, 정보접근권 보장” 한목소리=이날 토론자들은 이 같은 모니터링 결과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시각장애인 당사자들의 정보접근권을 위한 개선방안을 쏟아냈다.

시각장애인 당사자 부산장애인인권포럼 김현동 단원은 "시각장애인 혼자 지역행사에 참여하기는 너무 힘들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김 단원은 "시각장애인행사장까지 접근하는데 상당한 애로점이 있다. 인도에 유도블록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 카펫이 깔려있어서 감지할 수 있는 상황들도 있다. 당황하기 십상"이라며 "대체자료 자체가 너무 미미해 기념식에 참석해도 진행순서나 식순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시각장애인들의 이동과 정보접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재단 서인환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당사자들의 적극적 대처가 필요함을 피력했다. 서 사무총장은 “국경일이나 선거행사에서조차도 법으로 규정한 대체자료의 제작 보급률은 너무나 낮다. 이에 대해 시각장애인 관련 단체에서나 시각장애인이 차별을 진정하거나 지자체에 이의를 제기한 사례가 얼마나 되냐”며 “이낙영 시각장애인여성회 회장은 청소년수련원, 강남 문화센터 등 점자안내책자 부재와 시각장애인 문화 프로그램 배제를 진정해 시정받았다. 손해배상 청구나 차별 진정을 통해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출판 점자 김동복 박사는 "간혹 점자안내책자를 비치한 경우 묵자안내책자와 비교했을 때 디자인 및 제본, 전체적인 이미지가 질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모니터 연구결과에서도 제본의 위치가 적절하지 않거나 점자 변형으로 명확한 내용 전달에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며 "대체자료 제공 뿐 아니라 대체자료의 내용 및 형식에도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김웅년 사무관은 “시각장애인 대체자료 제작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홍보나 인식개선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인식개선 부분은 상?하반기 지자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식개선 교육 부분에 함께 포함 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홍보 부분은 장애인정책국 전체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