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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각지대 늪 빠진 '장애인건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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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이슬 조회 948회 작성일 15-04-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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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괜찮으십니까?’, ‘아픈 곳은 없으십니까?’란 안부 조차 민망한 이들이 있다.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이다. 병원의 문턱이 너무 넓어서, 의료비 부담이 너무 심해서 등 각각 사연이 절실한 이들이 모였다.

바로 9일 서울정부청사앞. 서울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장애인 건강권 확보를 위한 기자회견에 모인 이들은 장애로 인한 추가 진료과목의 의료보험 적용 및 공공의료시스템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장애인들의 건강권 문제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의료기관들의 진료 거부와 장애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진료, 공공의료정책 부족 등으로 최소한의 건강권 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장애인을 위한 법이 11개에 이르지만 건강권과 관련한 법은 0개.

지난 2013년 국회 보건복지위 문정림 의원(새누리당)이 장애인건강권 내용이 담긴 ‘장애보건법 제정안’을 발의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무런 논의조차 되지 않는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보험 적용 수가는 ‘장애’라는 특수성을 배제한 획일적인 체계로, 격차가 너무 심각해 의료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 화상장애인의 경우 화상으로 인한 의학적 치료와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영역이 미용으로 분류,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때문에 ‘억’소리 나는 수술비는 화상장애인들의 공통적인 고통이기도. 약품으로 사용하는 보습제의 경우는 5ml 용량에 10만원이 넘는다.

화상장애인자조모임 해바라기 오찬일 대표는 “9년째 25번의 수술을 거쳤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이지만 지체4급의 장애를 갖고 있다”며 “화상장애인들의 치료는 비급여부분이 많아서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 의료보험 적용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법에서도 의료사각지대는 드러난다. 의료법 제27조 3항에는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 알선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당연히 수긍할 수 있는 조항이지만 신장장애인에게는 또 하나의 ‘장애’가 될 수 있다.

서울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오영철 소장은 “이 조항으로 인해 병원에서 운행할 수 있는 차량이 있음에도 장시간 혈액투석을 받는 신장장애인의 경우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는 환자에게 차량을 지원할 수 없다”며 “의료법 상 제한을 두고 조금 열어두는 개정도 필요하지 않겠냐”고 제언했다.

한편, 서울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기자회견 이후로도 의료법 개정, 의료보험 적용 확대 등을 정부 측에 지속적으로 요구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