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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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이슬
조회 1,279회
작성일 14-06-2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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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일수록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하는데 보조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과거와 비교해 보면 최근의 보조기기 발전 속도와 성능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고 우수하다.
10년 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도서로 카세트테이프를 이용하였는데, 요즘에는 고속 스캐너를 이용하여 만든 파일을 컴퓨터로 들을 수 있으니 보조기기의 발달 정도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보조기기의 중요성은 별도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만큼 장애인의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보조기기가 장애인의 재활과 사회자립을 달성하는 중요한 기구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보조기기의 지원이야말로 장애인의 경제적인 자립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핵심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시각장애인용 보조기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의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 방법과 차이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우선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미국에서는 보조기기를 장애인의 환경과 욕구에 맞추어 지원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의 경우는 보조기기로 등록되거나 구분되어 있는 기기만을 지원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보조기기로 구분된 기기를 포함하여 장애인의 환경과 특성에 맞다면 일반 범용 기기도 장애인에게 지원한다.
미국 주정부 재활기관에서는 일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범용 기기도 장애인의 환경이나 욕구를 고려하여 장애인이 사용하는데 보다 효율적이거나 경제적이면 지원한다. 장애인의 개별욕구, 환경을 고려하여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과 같다. 실제로 필자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필자는 시각장애 1급이지만 점자교육을 받지 않아 점자로 문서를 읽을 수 없다. 그래서 주로 시각장애 화면독서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여 문서를 듣거나 편집 작업을 한다.
미국 주정부 재활기관에서는 점자를 읽을 수 없으며 이동을 자주하면서 강의를 해야 하는 필자의 개별적인 환경과 욕구 등을 고려하여 범용 노트북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필자의 경우 점자정보단말기보다는 노트북이 훨씬 유용하며 경제적이기 때문에 범용이라도 노트북을 제공한 것이다.
또한 인쇄물 스캔을 위해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한 스캐너가 아닌 일반적인 OCR기능이 있는 범용 스캐너를 지원받았다.
결국 필자는 화면독서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범용 전자기기를 사용하여 직업과 사회생활을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필자와 같은 개별적 특성이나 욕구는 고려되지 않으며 보조기기로 구분되어 있지 않는 노트북이나 일반 스마트 기기는 지원받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필자는 화면독서를 위한 휴대용 전자기기를 지원받기 위해서 점자정보단말기나 모니터가 없는 시각장애인용 노트북을 지원받아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기기의 가격과 성능이다. 보조기기와 범용 기기의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필자가 불필요한 보조기기를 고가에 지원받음으로써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구체적으로, 필자처럼 일반 노트북으로 문서를 읽고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범용 노트북은 4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구매하면 40만원으로도 1.2kg의 경량 노트북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점자정보단말기나 시각장애인용 노트북은 350만원에서 55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의 환경과 개별 욕구를 고려한다면 40만원의 노트북이 500만원의 보조기기 보다 더욱더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기의 기능을 비교해보아도 장애인의 환경에 따라서 오히려 일반 노트북이 시각장애인용 보조기기보다 더욱 더 유용할 수 있다.
점자를 모르는 필자의 경우에는 고가의 점자정보단말기는 무용지물이며 모니터가 없는 노트북 역시 큰 의미가 없다. 어차피 모니터를 눈으로 보지 않는다면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기능도 우수한 노트북이 더욱 필요한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시각장애와 관련된 보조기기를 예를 들었지만 아마도 다른 장애 유형에서도 이러한 유사한 경우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앱을 이용하여 의사소통 장애인, 학습 장애인, 발달 장애인들이 대화를 하거나 학습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청각장애가 있는 의사가 의사소통 앱을 이용하여 아이패드로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수술도하고 환자를 치료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청각장애인에게는 범용의 아이패드나 아이폰이 제일 훌륭한 보조기기이므로 미국에서는 아이패드를 지원하는 것이다.
사실 요즘에는 스마트 기기에서 사용가능한 앱을 이용하면 많은 장애인들도 의사소통, 학습, 이동 등을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기가 이들에게는 가장 훌륭한 보조기기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장애인의 환경, 개별 욕구 등을 고려하여 맞춤형으로 보조기기 서비스를 전달하는 개념이 본 칼럼에서 제시한 미국과 같은 경우일 것이다.
모든 장애인들이 필자와 같이 범용 기기를 보조기기처럼 사용하는 것도 아니며, 장애인을 위한 보조기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또한 보조기기 산업을 발전시키고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및 제도적인 지원 역시 요구된다.
하지만 장애인의 환경과 개별 욕구를 고려하여 맞춤형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기 원한다면 장애인이 필요로 하고 장애인에게 가장 적합한 기기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러한 기기를 우선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기기의 가격이나 성능을 고려한 효율성 차원을 뛰어넘어 장애인을 재활 서비스의 주체이고 소비자로 인식한다면 소비자가 원하고 소비자에게 적합한 기기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왕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위해 보조기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 보조기기 업체의 입장보다는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을 더욱 더 중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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