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족화가 김성애씨의 `아름다운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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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03-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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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청담동에 있는 `갤러리 더 스페이스'.
대한류마티스학회가 `여성의 날'(8일)을 앞두고 류마티스 환자와 의료진 등 100여 명을 초청해 연 `여성류마티스 환자 희망공감 전시회 및 콘서트'에는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화가 한 명이 초청됐다.
경기도 광주 산골마을에 사는 구족화가(口足畵家) 김성애(60) 씨.
7살 때부터 심한 관절염을 앓아왔던 김씨는 20대 초반 심각한 관절변형증까지 생기면서 끝내 손과 발을 쓸 수 없게 되자 한때 극심한 괴로움으로 여러 차례 자살까지 기도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김씨는 화가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당시의 고통을 이겨냈다.
손과 발은 전혀 쓸 수 없게 된 김씨가 구족화에 입문한 것은 1995년.
아름다운 자신의 내면을 그림으로 표현해내고 싶다는 일념 하에 입술과 입안에 무수한 상처를 입으면서 매일같이 5∼6시간씩 그림연습을 했다고 한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기를 꼬박 2년. 1996년 마침내 대한민국 장애인 미술대전에 입선하며 화가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이제는 어엿한 중견화가의 위치해 서 있는 김씨는 지난 10년 간 류마티스 환자를 돕은 전시회를 주기적으로 열며 화단과 대중으로부터 받아온 사랑을 나눠오고 있다.
김씨는 이날 전시회에서도 `통나무', `항구의 아침', `사슴' 등 유화 3점을 기증했다. 또 휠체어를 타고 전시회에서 참석해 구족화를 시연하며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씨는 "류마티스 때문에 자살을 생각할 만큼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손발을 못써도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환자들을 위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씨 작품 외에도 디자이너 이상봉 씨의 스카프, 한복연구가 박술녀 씨의 배냇저고리 등 각계 인사들의 작품 23점이 기증됐다.
`네손가락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이희아를 비롯해 민주노동당의 곽정숙 의원, 탤런트 김래원 등 각계인사 10여 명도 참석해 행사를 응원했다.
주최측은 수익금 전액을 류마티스 환자들의 치료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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