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인터넷으로 '영화예매'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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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이슬
조회 881회
작성일 14-02-0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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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에 사는 김학천(40)씨는 최근 9살짜리 아들과 오랜만에 영화를 보려고 했다. 가족을 잃고 아프리카에서 홀로 살아남은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영화<타잔>을 보려고 인터넷 예매에 나섰다. 아들 원기는 뇌병변 장애 1급이기 때문에 '장애인 할인' 예매를 하려 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인터넷으론 할인받을 길이 없다. 김씨는 대구의 한 영화관에 좌석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부리나케 차를 몰았다.
1시간을 달려 영화관에 도착했지만 표는 이미 다 떨어진 뒤였다. 주말이라 영화관은 무척 붐볐다. 혹시나 싶어 장애인석이 남아 있나 물어봤지만, 매표소에선 "장애인석은 20분전까지 구입할 수 있으나 다시 대기표를 끊고 기다리라"고했다. 수십명의 뒤에서 차례를 기다렸지만 장애인석도 매진돼버려, 결국 김씨 부자는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철도나 배, 항공은 장애인 예매를 인터넷으로 하고 나중에 매표 창구에서 장애인임을 확인하면 되는데 영화만 인터넷 예매가 안된다. 기업들이 배려 차원에서 할인을 해준다면서 실제로는 허울 뿐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장애인들은 영화 등 공연과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려 할 때 인터넷 예매로는 장애인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모든 영화관이 현장에서 장애인 복지카드를 확인하고 나서야 50%를 할인해주고, 스포츠 경기 역시 본인 확인을 해야한다는 이유로 인터넷 예매를 받지 않는다. 전국의 영화관들은 적게는 2~3석에서 많아야 6석가량의 장애인석을 마련해두고 있을 뿌니다.
지체장애 1급인 이라나(32)씨도 영화 <변호인>을 보려고 영화관에 갔다가 표가 매진되는 바람에 두번이나 헛걸음 했다. 이씨가 자주 이용하는 서울 용산의 복합상영관은 대형 쇼핑몰을 통과해야 해서 매표소까지 가는 데만 30분은 족히 걸린다. 이씨는 "현장 예매를 할 때도 매표 창구의 단이 높아 불편하다. 홈페이지에서 장애인 등록이 가능하게끔 해서 인터넷 예매가 가능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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