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성인에 첫 시민후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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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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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3-08-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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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 3급인 홍모(여·23) 씨는 부모가 없어 먼 친척 할아버지(85)와 함께 살았다. 고령의 친척 할아버지 외에는 돌봐줄 사람이 없었던 홍 씨는 지하철을 타거나 집안일 등의 간단한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지만, 복잡한 사무나 계약 관련 사무를 처리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의사의 설명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홍 씨에게 고령인 할아버지의 도움은 한계가 있었다. 급기야 2년 전에는 이웃집에 살던 50대 아저씨의 휴대전화 계약에 이름을 빌려줬다가 연체요금 160여만 원을 떠안기도 했다.
홍 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사회복지관은 시민후견인 유모(여·48) 씨를 홍 씨에게 소개해줬고, 마침 시민후견인 교육 과정 이수를 막 끝냈던 유 씨는 무보수로 홍 씨의 후견사무를 수행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홍 씨는 지난 7월 1일 사회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서울가정법원에 유 씨를 특정후견인으로 선임해 줄 것을 청구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이현곤 판사는 홍 씨에 대한 특정후견 심판을 열고 유 씨를 향후 2년간 홍 씨의 특정후견인으로 선임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심판은 개정 민법에 따라 지난 7월부터 성년후견제가 시행된 이후 의사 결정 능력이 부족한 성인을 돕기 위한 첫 성년후견인 선임사례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앞으로는 유 씨가 홍 씨를 대리해 일상생활은 물론, 병원 진료와 사회복지서비스 이용 등 복잡한 일 처리를 도와줄 수 있게 됐다.
법원 관계자는 “특정후견은 일시적 보호나 특정한 사무에 한정된 보호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정신 감정이 필수절차가 아니어서 장애나 노령 등으로 정신적 제약의 정도가 가벼운 경우 적은 비용으로 청구할 수 있다”며 “후견인 선임 등에 드는 비용을 댈 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국가에서 감정료나 인지대 등을 부담해준다”고 밝혔다.
제도가 시행된 7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서울가정법원에는 모두 43건의 후견인 심판 청구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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