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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야구경기장에 ‘오든지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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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2,546회 작성일 09-06-0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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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할인 혜택으로 입장권을 구매해야하는 경기장에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방문했는데 '입장권이 매진되었다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려면? 보호자를 동반했다면?' → 정답은 ‘담당책임자를 찾아 항의해라!’ 이다.

나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1급 장애인으로서 지난 2008년 봄부터 야구에 빠졌고, 이제는 야구장을 직접 찾아가는 야구팬이다. 경기를 관람하는 즐거움에 계속 이용하고는 있지만 “장애인팬에 대한 배려가 너무 형식적인 것에 그쳤다” 는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어 향후 이용할 다른 장애인들을 위해 이렇게 글로 남겨 널리 알리고자한다.

1.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문제

현재 시행되는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에 보면, 「시설주」는 정해진 「주차장법」에 따라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설치해야하고, 「시설주관기관」이 관리하여 과태료를 부과·징수하게 되어있으며, 그 기준은 「제17조 제3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장 애인자동차표지를 부착하지 아니하거나 장애인자동차표지가 부착된 자동차로서 보행에 장애가 있는 자가 탑승하지 아니한 자동차를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한 자는 2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 <개정 2003.12.31>」에 따라야한다. 하지만 내가 방문했던 야구장 모두 장애인전용주자구역에 빈자리는 없었고, 함께 간 일행까지 출입구와 최대한 가까운 곳을 찾아 돌고 돌아야했다. 주차관리요원들에게 항의도 해보았지만, 장애인자동차표지를 부착하고, 보행에 장애가 있는 자가 탑승한 자동차만 주차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 요원은 없었고, 경기장내에서 설치된 구역 수만큼의 보행에 장애가 있는 사람을 찾기도 힘들었다.

잘못된 인식이 문제라고들 하지만, 주차관리요원조차도 모르는 사실을 현재 등록된 1678만 여대의 차량 운전자들이 알고 있어야하고, 그대로 실행하기를 바라야 하는가?

결론은 「시설주관기관」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앞(이곳엔 꼭 있더라)에서 차량 인도하는 주차관리요원들을 교육하여 시행하게 함으로서 점차 국민인식을 계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요즘 한명의 팬이라도 더 경기장을 방문하게하려고 많은 팬서비스를 하는데, 이러한 시도가 장애인 야구팬들을 위한 팬서비스가 아닐까한다.

2. 입장권과 휠체어석 문제
우선 현재 8개인 프로야구구단들의 장애인 입장권을 알아보자.

-기아: 휠체어이용자, 1급 장애인 무료 / 2~6급 장애인, 1~3급 장애인보호자 2500원

-두산: 장애인 50% 할인 (중앙석·테이블석·블루지정석은 제외) / 보호자 정상가격

-롯데: 1~3급 장애인 무료 (자유석·휠체어석만, 동반1인 50% 할인) / 4급이상 정상가격

-삼성: 장애인 50% 할인

-우리: 장애인, 휠체어 사용등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보호자 1인까지 무료

-한화: 1~4급 장애인 일반석 무료 / 5~6급 장애인 일반석 50% 할인

-LG: 장애인 본인에 한해 일반석 (옐로우/그린석) 무료

-SK: 장애 3급이상 무료입장 / 장애 3급이상 동반자 50% 할인

고맙게도 8개의 프로야구구단 모두 장애인에게 입장료 무료 또는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히어로즈의 목동야구장을 제외한 다른 구단들의 홈페이지를 살펴보거나 전화문의를 하면, 장애인석이 설치되 있으며 확인을 위해 직접 현장매표소로 와서 복지카드를 제시하고 입장권(할인, 무료입장 모두)을 발급받아 출입하면 된다고 한다. 내가 방문했던 야구장중 목동야구장을 제외한, 나머지 야구장마다 입장권담당책임자를 찾아야했고 그 이유는 어차구니 없게도 「입장권! 바로 티켓 발급」 이다.

정해진 법률에 따라 모든 야구장에 휠체어석(또는 장애인석)이 설치되어 있으며, 곳에 따라서는 보호자석까지 준비되어 있다. 휠체어석에는 좌석번호가 없다. 휠체어에 앉아서 관람하는데 의자가 필요하겠는가? 휠체어석은 대부분 지정좌석구역의 잘 보이는 넒은 곳에 안전봉도 있고, 바로 뒤 비장애인의 좌석에서도 시야확보가 가능하게 잘 준비되어 있는 곳이지만 의자가 없으니 좌석번호가 없는 것이다. 비장애인에게 비용을 더 받는 지정좌석구역 안이고, 준비된 구역만큼의 입장권 손실액도 있으니 무료가 아니어도 이해가되고, 잘 보이는 자리에서 관람하니 더욱더 즐겁기까지 한다. 하지만 비용을 받거나, 지정좌석구역 안이기 때문에 입장권을 발급 받아야한다. 확인차 경기 전날 전화로 문의한 결과 “할인대상자 확인 절차상 예매가 불가능하니, 복지카드를 지참하고 현장방문 구매를 하셔야 합니다.” 라는 구장들의 비슷한 대답에 일찍 도착해 구매해오던 중 하루는 매진된 경기장에서 “매진이라 입장권 발급이 불가능합니다.” 라는 것이다. 휠체어석이 따로 있는데 그 자리가 만석인지 물으니 “만석이 아니지만 발권시스템 상 지정좌석구역이 매진이면, 해당구역에 더 이상 입장권 발급이 안됩니다.” 라는 것이다. 휠체어석은 비어있는데, 비장애인이 이용하는 지정좌석구역이 매진이라 장애인은 못 들어간다는 것인가? 또 다른 “차별”을 하는 것인가?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입장권을 발급받아보면, 입장권에 장애인 할인이나 무료입장의 표시가 있으니, 좌석번호가 들어가는 비장애인(의자에 착석이 가능한 장애인 포함.)용 지정석입장권과 휠체어석(구비된 구장은 보호자석 포함.) 입장권의 수를 구별되어 발급되게 시스템을 정비하면 된다. 관계자들은 아마도 사람이 많아 안전이 우려되기도 하고, 시스템정비의 비용이나 시간문제도 생각해야한다고 말하겠지만, 나는 그 점들이 장애인 팬보다 더 중요한지 묻고 싶을 것이다.

3. 경기장 입장, 그리고 안내

가. 인천문학야구장 -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만차

주차안내요원이 지상 출입구에는 제대로 설치된 경사로가 없다며 안내한 지하주차장내의 선수·관계자들이 이용하는 출입구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로 올라갔으나, 지상매표소에 가서 무료입장권을 발급 받아오라는 검표직원의 말에 “계단 못 내려가니 대신 발급받아 달라”고 했더니, 무전연락 후에 “복지카드 보여주시고, 그냥 입장하세요”라는 대답... 애초에...

나. 목동야구장 -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만차

장애인관람구역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전용화장실도 있다. 전용출입구에서 스텝에게 복지카드 제시 후 입장권 발급 없이 입장하면 된다. 낙후 되었다고 평가되는 목동야구장 이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제일 좋은 야구장인 줄 누가 알았을까.

다. 부산사직야구장 - 주차장 전체 만차라며 진입로 폐쇄

어쩔 수없이 주변도로 경찰버스 뒤에 주차하고, 장애인전용출입구로 갔지만, 매진이라 입장불가... “전화문의시 「예매 안됩니다.」/「서울에서 가니 매진으로 입장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게 문의합니다.」/「일단 오세요.」라고 말해 내려왔으니, 책임자 불러주세요. 숙박비에 교통비도 요구해야겠네요.”라고 했더니, 무전이 오가고 책임자가 나오더니 입장권 발급 후 입장하라는데... 매진이라 입장권 발급이 불가능하다더니 어떻게 발급이...

라. 잠실야구장 -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만차

보호자석이 있지만, 입장권은 정상가격이라 인터넷에서 휠체어석 바로 앞 열로 예매하고 방문했다. 3연전 중 하루는 원정팀지정석이 매진이어서 실랑이 끝에 홈팀지정석입장권을 할인발급 받아서 원정팀지정석구역의 휠체어석으로 입장하기위해 장애인전용표시가 있는 출입구로 가서 “여기 열어주세요” 라고 바로 옆문의 비장애인입장권검표요원에게 말하니 “여기(비장애인의 줄을 말함.) 줄서서 들어오세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어쩔 수 없이 모든 상황을 지켜본 비장애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휠체어가 간신히 통과되는 비장애인 출입구로 입장하며 검표를 거부했더니 “아~ 바뻐 죽겠는데... 다음분이요.” 라는데….

빈번하게 생기는 ‘관람오든지 말든지’ 식의 태도와 안내, 매진시 발급불가는 큰 문제다.

4. 편의시설 설치에 있어서 약간의 무심함

- ‘한 개의 환풍기·환기창도 없이 설치된 장애인전용화장실’ 이 있는 야구장
- 유독 ‘공동화장실내의 장애인전용칸만 청소상태가 불량’ 한 야구장
- 실내 빗물유입막음용으로 ‘반지름이 5㎝이상의 방지턱’ 을 설치한 야구장들
- ‘방지턱 위로 철문’ 도 설치한 야구장
- 대다수의 야구장에 설치된 ‘건장한 20대 청년들도 힘들어하며 밀어주는 경사로’
- 제대로 사용도 안하는 ‘장애인전용출입구’
- 절대 빈자리는 없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
-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높은 ‘매표소 창구’

※ 이러한 문제점들은 조금만 더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했으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예산이 없고, 시간도 없으며, 겪어보지 못했으니 몰라서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조금만 더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거나, 장애인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검토를 받아본다면 예산도, 시간도 절약될 것이다. 하다못해 휠체어에 앉아 매표소 창구에 가보고, 휠체어에 사람을 태워 경사로를 밀고 올라가 봤다면 절대 그렇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복지정책과 그 수준이 ‘탁상공론’ 에서 벗어날 시대를 기다려보며….

기고/최철희 (fxcch@hanmail.net), 에이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