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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에게 \"전학가라\" 종용, 돌봄교실 이용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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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이슬 조회 1,044회 작성일 13-05-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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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 C 초등학교가 장애학생에게 다른 학교로 전학 갈 것을 종용하고, 학교 시설물 이용과 돌봄교실 이용을 제한한 것도 모자라,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에게 게시물을 내리라는 압박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게다가 관할 교육청인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이하 하남교육청)은 이에 대해 학교 측의 사과만 받아냈을 뿐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데다, 사건을 조사한 국가인권위원회마저 학부모에게 양보할 것을 권유했다.



장애인이라 하더라도 학생은 학교로부터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학교는 학생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C 초등학교는 그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하남교육청과 장애인 인권 보호에 앞장서야 할 인권위가 이를 용납한 꼴이 돼버렸다.



장애학생을 꺼려하는 학교, 지원은커녕 이를 눈감아주는 교육청과 인권위. 통합교육을 외치던 교육계는 또다시 장애학생을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장애인은 전학 가라?



오대현(가명·12·초3·자폐1급) 군의 어머니 이아무개 씨는 대현 군이 초등학교 진학 당시 C 초등학교에 재직 중이었던 특수교사 김아무개 씨의 자질이 우수하다는 소문을 듣고 C 초등학교로 아들을 진학시켰다. 그래서 지난해까지 대현 군은 김 교사의 지도 아래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현 교장이 지난해 새로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대현 군의 지난해 등교 첫날이었다. 그날 아침 어머니 이씨는 대현 군을 학교에 바래다 준 뒤 교감이 면담 요청을 해 와 교감을 만났다. 교감은 이씨에게 “새로 온 특수교사가 특수교육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대현 군에게 맞는 교육을 제공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특수학교나 집 근처의 다른 학교로 전학 갈 것을 권했다. 게다가 새로 부임한 특수교사마저 특수학교로 갈 것을 권했고, 이에 이씨가 “갈 생각이 없다”라고 답하자 특수교사는 “그러면 전에 계시던 김 교사가 있는 학교로 전학 갈 생각은 없느냐”라는 말까지 했다.



이씨가 이해하지 못한 일은 또 있었다. 장애아동 부모 모임이 있어 학교에 갔는데 대현이가 없어졌다고 특수교사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후 한 시간 가량 대현이를 찾기 위해 인근을 샅샅이 뒤졌는데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대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 다니던 특수학교인 한사랑학교에서 대현이가 그곳으로 왔다고 연락이 왔다. C 초등학교는 장애학생인 대현이를 방치해 놓은 것이다.



이 일이 있은 후 학교에서 취한 조치도 이씨는 이해할 수 없었다. 특수교사는 대현 군을 밖에 내보내지 말고 안에 가둬둬야 한다는 투로 이씨에게 말했고, 실제로 대현 군은 그 후 야외활동은 제한 당한 채 실내수업만 받았다.



어머니 이씨와 전 특수교사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대현이는 잠금장치가 있는 교실에 감금당했고, 누군가가 문 앞에서 지키고 있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사과를 했으니 끝?



이 같은 학교 측의 반응에 이씨는 하남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C 초등학교 특수교사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해당 민원을 내려달라는 것이었다. 이씨의 말에 따르면 특수교사는 “민원 때문에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는 대현이의 누나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민원을 내리지 않으면 (대현이의 누나가 다니는) 학교에 연락해 ‘어머니가 고집이 세다. 과거 신문고에 글을 올린적도 있고 내려달라고 몇 번 부탁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하겠다”라고 민원을 내려달라 압박했다.



또 특수교사는 “대현이가 없어졌던 것 때문에 교장도 장학사로부터 여러 번 전화를 받았다”며 “이정도면 충분하다. 왜 교장을 괴롭히나. 이것은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것이다”라고 오히려 이씨를 몰아세웠다. 이씨는 이 같은 특수교사의 행동이 “교장이나 교감의 지시를 받아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게다가 교육청 담당장학사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그를 실망스럽게 했다. 이씨의 말에 따르면 본 민원을 담당한 하남교육청 장학사는 이씨가 제기한 민원 내용을 C 초등학교 교감에게 전달했고 교감은 이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학부모에게 사과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이씨는 교감으로부터 사과문을 전달받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사과문을 받을 것 말고는 직접 사과도 없었을뿐더러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특수교사는 사과조차하지 않았다. 결국, 변한 것은 없었다.





학부모가 양보해라?



C 초등학교의 이 같은 행태는 대현 군에게만 그치지 않았다.



이 학교에 다니는 김한수(가명·11·초3·지적3급) 군도 장애를 이유로 차별 당했다. 한수 군은 입학 후부터 돌봄교실을 이용해왔지만, 올해부터 C 초등학교는 한수 군의 돌봄교실 이용을 갑자기 제한했다. 한수 군은 1·2학년 동안 정규수업이 끝나는 오후 1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돌봄교실을 이용했으며 6시 30분이면 매일 어머니가 한수 군을 집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올해부터 오후 4시 30분에 한수 군을 데려가라는 학교 측의 통보가 있었다. 학교 측은 “한수 군이 장애가 있어 돌봄교사가 1명뿐인 돌봄교실을 이용하면 다른 학생의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라며 제한 이유를 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C 초등학교를 떠난 전 특수교사 김씨에 따르면 이 같은 제한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현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 한수를 돌봄교실에서 빼라고 지시한 것을 들은 사람이 있다”며 “장애인은 특수학교 가야지 왜 일반학교에 다니며 왜 비장애학생에게 피해를 주냐고 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사는 “현 교장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잘못돼 있을뿐더러 교육자의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돌봄교실 이용 학생에 대한 책임은 학교에 있고 이용 환경에 어려움이 따르면 학교 측이 개선해야함에도 학교장은 그 책임을 학부모에게 떠넘겨 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한수 군의 어머니와 대현 군의 어머니는 인권위에 진정했고, 지난 4월 22일 C 초등학교 교장실에서 교장과 교감, 한수 군과 대현 군의 어머니 참석 아래 인권위 조사관의 조사가 이루어졌다. 이날 조사는 한수 군에 대한 조사만 이뤄졌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관의 태도 또한 부모들을 실망하게 했다.



인권위 장애차별조사2과 P 조사관은 오히려 한수 어머니인 이아무개 씨에게 “학교 측의 입장이 어려우니 어머니가 양보하는 게 어떻겠냐”는 식으로 어머니를 설득했다. 게다가 “인권위는 권고만 내릴 수 있을 뿐 강제 등의 큰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조사해야할 장애차별조사관이 오히려 차별을 받고 있는 장애인에 양보할 것을 권한 것. 학교 측은 “책임질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고 인권위는 “양보하라”고 설득하니 어머니는 더 이상 주장을 펴기가 어려워 한 발 물러서고 말았다.



결국, 이씨는 돌봄교실 이용을 제한한 오후 4시 30분에 직장에서 나와 한수를 집에 데려다 주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합의해야만 했다.



인권위 조사 후 이씨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라며 “학교가 져야할 책임을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왜 학부모가 져야하나”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통합교육의 현실은 다르다



현재 교육계는 장애학생과의 통합교육을 강조하고 있고,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돌봄교실 운영도 확대하고 있다.



초등통합교육을 받는 장애학생 중 많은 사람은 3학년까지만 일반학교에 다닌 뒤 4학년부터는 특수학교로 간다. 그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통합교육이 지닌 현실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비장애 아동과의 생활을 통해 자녀의 사회성을 길러주고자 일반학교에 입학시킨 부모는 통합교육의 현실이 지닌 ‘차별’과 ‘제한’ 때문에 무릎 꿇고 만다.



장애학생과 가족이 느끼는 통합교육의 현실은 다르다. 아직도 많은 장애학생은 ‘통합’이 아니라 ‘차별’을 당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청과 인권위도 이들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장애학생은 여전히 따로 교육을 받아야하는 ‘격리대상’에 불과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