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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공투단 \"장애인 행복 약속 '뻥' 아닌 '현실'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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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이슬 조회 800회 작성일 13-03-1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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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거부하고, 정당한 ‘권리’로서 장애인의 삶이 보장되기를 바라는 장애·인권·노동·사회단체가 뜻을 모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를 출범했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광화문역사에서 농성을 진행한 지 200일 째가 되는 8일, 420공투단은 광화문광장에 모여 농성 200일을 기념하고,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 선포식을 진행했다.



420공투단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은 “1년 내내 집 안에, 시설에 갇혀 있다가 4월 20일 딱 하루간 장애인을 모아놓고 사진을 찍어대는 정부와 사회를 거부한다.”고 선언하며 “장애인의 날 주간을 중심으로 장애 인권을 쟁취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420공투단에서는 ▲4월 20일을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 인권을 쟁취하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바꾸고 ▲‘차이’를 ‘차별’로 만들어내는 사회구조적 모순을 폭로하고 ▲아래로부터 현장 투쟁을 통해 진보적 장애인운동과 민중연대 투쟁을 강화하며 ▲장애민중의 생존권 요구를 사회화하고 투쟁으로 쟁취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를 위해 제시한 5대 정책요구안은 △발달장애인법 제정 △수화언어권리 보장 △장애인활동보조 24시간 보장 △부양의무제 폐지 △장애등급제 폐지 및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등으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420투쟁단 회원들이 발언에 나섰다.



장애인 인권보장 위한 5대 정책 마련 촉구



19세 한 지적장애인 딸의 아버지라고 밝힌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한 활동가는 “누구나 의미있는 삶을 영유하며 살아가야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발달장애인은 자신의 삶의 권리를 누리기가 힘들다.”고 토로하며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박근혜 정부가 진심으로 모든 국민이 행복하길 바란다면, 행복하고 싶어도 행복할 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달장애인들이 시설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는 발달장애인법제정에 꼭 필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말만 무성할 뿐, 발달장애인법 제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더이상 팔짱끼고 바라보지만 말고, 발달장애인의 미래를 위해 법을 제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안세준 고문은 “만약 비장애인들이 다니는 학교에 영어선생님이 전국적으로 6%밖에 되지 않는다면 어떻겠는가? 아마 학부모들이 난리가 날 것이며, 교육청 등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농학교에 수화자격증을 갖춘 교사가 6%밖에 되지 않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꼬집으며 “수화가 영어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안 고문에 따르면, 수화언어 권리 확보를 위해 오랜 시간 동안 투쟁을 지속한 결과,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수화언어기본법 제정과 농문화 지원육성 등을 약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정부조직개편안이 확정 되는대로 농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고문은 “두 개 부처에서 희망적인 답변을 주긴 했지만, 법을 제정하는 데 있어서 현장에서 투쟁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는 않는 것 같다.”며 “정부는 우리가 요구하는 바를 충분히 반영해 보다 더 실효성있는 법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활동보조 24시간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명애 대표는 “장애는 내 탓도 아니고, 어머니의 탓도 아니다. 개인이 혼자서 짊어져야 할 짐도 아니다. 우리가 받아야 마땅한 권리를 사회에 요구하자.”며 “이를 위해서는 밖으로 나와 투쟁을 해야 한다.”고 외쳤다.



이어 “나같은 경우에는 활동보조인이 있기 때문에 바깥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여전히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너무도 많이 있다.”고 토로하며 “전국에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동지들을 위해 우리가 열심히 투쟁해서 활동보조 시간을 늘리고, 확대하도록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활동보조제도를 받기 위해서는 장애등급 1급이어야 한다. 등급에 따라 차별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더군다나 수치스러운 건 조금이라도 더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연금관리공단이나 사회복지사에게 ‘나 밥도 못 먹어요’, ‘나 화장실도 못가요’ 등의 말로 구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 앞에 우리의 인권은 없다.”고 토로하며 “장애인을 비굴하게 만들고, 소·돼지 취급을 하는 장애등급제는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18살 딸과 단 둘이 산다고 밝힌 한빛회 임재신 대표는 “2년 후, 딸이 나의 부양의무자가 되면 더이상 기초생활수급을 받을 수 없게 될 지도 모른다. 활동보조제도가 없던 시절부터 나의 활동보조인 역할을 해줬던 딸아이에게 부양의무라는 짐까지 지워주기는 싫다.”고 토로하며 “사회의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하는 부양의무제는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사회안전망이 잘 구축돼있는 유럽 같은 경우에도 거저 얻은 복지가 아니라, ‘투쟁’으로 얻은 결과.”라고 강조하며 “반란을 꿈꾸는 자들은 다들 이유가 있다. 우리의 반란이 곧 정의다. 열심히 투쟁해서 부양의무제를 폐지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420공투단은 “박근혜 정부가 국정목표 전략인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자립을 지원하는 복지체계 구축’이 권력과 예산의 입맛에 맞춰진 기만적인 ‘뻥튀기 복지’가 아니라,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행복에 맞춰진 것이 되기를 바란다.”며 선포식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뻥튀기를 나눠주는 ‘뻥이야? 뻥?’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선포식이 끝난 이후에는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종로구 보신각에서 진행되는 한국여성대회를 찾아 뜻을 나눴으며, 대한문까지 함께 거리행진을 펼쳤다.



420공투단은 오는 15일 오후 이룸센터에서 ‘장애계 장애등급제 대토론회’를 가질 계획이며, 26일에는 ‘제9회 전국장애인대회’와 ‘장애해방열사 추모제’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