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주고 싶은 아름다운 가족이야기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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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9-05-19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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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있어 행복했을 때와 가족으로 인해 마음 아팠던 경험담을 나누면 가족이 아플 때, 가족 중 누군가 하늘나라로 갔을 때 등 슬펐던 일들도 있지만 가족 때문에 행복하고, 가족이 있어 희망을 얻는 경험이 더 많았다. 나는 하루를 돌아보며 나의 부족한 부분을 성찰하고 감사한 일들을 일기에 적는다. 나에게 감동을 주어 내 일기장의 소재가 되었던 몇 가족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가족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자 한다.
# 아름다운 가족 첫 번째 이야기
현준이는 나의 조카로, 출생 시 산소부족으로 경증의 지적장애를 갖게 된 6살의 남자 아동이다. 돌이 넘을 때까지 뒤집기도 하지 못해 가족들을 애타게 했던 녀석이다. 그런 현준이에게 물리치료사 수녀님께서는 무릎으로 걷는 연습을 많이 하면 걷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다른 아기들이 뛰어다닐 때 겨우 네발기기를 시작한 우리 현준이는 무릎으로 걷는 것이 힘이 드는지 네발기기만을 고집했다.
현준이네 가족이 현준이를 위해 시작한 ‘온가족이 현준이처럼!’ 프로젝트의 내용은 ‘집에서 엄마, 아빠, 누나 모두 무릎으로 걷기’였다. 밥 먹으러 식탁으로 올 때도, 화장실 갈 때도 온 가족은 무릎기기를 했다. 속도가 느리고 무릎이 아프기도 했지만 오직 현준이를 위해 온 가족 무릎기기를 감행했다. 당연히 현준이도 가족들을 본받아(?) 무릎기기를 했고 얼마 후 두 발로 서서 걸을 수 있었다.
무릎기기를 하며 현준네 가족은 ‘현준이 때문에 고생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족이니까… 불편함과 아픔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아무런 조건 없이 도움을 주었다고 생색내지 않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 가족이구나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던 기억이 새록새록 다시 떠오른다.
# 아름다운 가족 두 번째 이야기
우리 팀에서는 장애아동과 비장애 형제를 위한 형제캠프를 몇 년 째 진행하고 있다. 몇 년 전 에버랜드에서 1박 2일 캠프를 할 때의 일이다. 하루종일 자유이용권을 이용해 놀이기구를 타고 캐리비안 베이에서 신나는 물놀이까지 하고 나니 아이들은 금방 곯아 떨어졌다.
아이들을 재우고 선생님끼리 평가 및 다음날 준비를 한 후 밤 1시가 넘어 아이들이 잘 자고 있는지 살펴보러 갔다. 낮에 자기 동생이 말을 잘 안 듣는다고 심술을 부리던 어떤 녀석이 아직 잠을 자지 않은 채 동생 머리맡에 앉아 있었다. “00야, 늦었는데 왜 잠을 안 자니? 피곤할 텐데” 나의 질문에 이 형아는 이렇게 의젓하게 대답했다.
“혹시 이불 걷어차면 다시 덮어 줄려고요, 감기 들까봐…” 내가 덮어준다는 말에 그제서야 잠자리에 드는 모습을 보며 낮에 동생에게 꿀밤을 쥐어박던 형의 마음 안에 숨겨져 있던 든든하고 멋진 모습이 너무 대견해 한참동안 미소지었다.
# 아름다운 가족 세 번째 이야기: 가족을 넘어 서서
우리 팀 해바라기방과 노틀담학교 이모님들은 비록 우리 아이들과 피를 나눈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처럼 우리 아이들을 사랑해주시는 귀한 분들이다. 봉사자의 이름으로 주 1회 우리 아이들을 만나온 우리 이모님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8년째 한결같이 우리 아이들을 만나러 오신다.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체험을 주고 싶었다며 병아리를 사오시고(병아리를 만져 보는 수업을 하며 우리 아이들을 너무 행복해 하고 신기해했다). 몇 분이 돈을 모아 단체 티셔츠를 사오시기도 한다. 가정학습 주간이 끝나면 그 동안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며 복지관에 너무 오고 싶었다고 하시는 우리 이모님들… 첼로를 하는 딸을 데리고 와서 우리 아이들에게 작은 음악회를 열어주시기도 하고, 수술비 걱정하는 소리를 들으시곤 수술비 지원도 해주셨다. 가끔씩 너무 감사하다고 이야기를 드리면 “수녀님, 저는 이 아이들과 복지관에 더 감사드려요. 이 천사들 때문에 제가 얼마나 행복한대요” 하신다. 또 다른 이름의 너무나도 소중하고 감사한 우리 팀 가족들이시다.
아름다운 계절 5월, 가족들을 떠올리며 생각한다. 5월이 가정의 달인 것은 아름다운 계절만큼이나 가족의 힘이 아름답고 청아해서가 아닐까….
장애인생활신문 (handicapi@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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