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유아\"유치원 가고 싶어도 못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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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은 인천시민도, 대한민국 국민도 아닙니까? 장애를 가진 4살짜리 아이가 버스로 1시간이나 떨어진 특수유치원에 가기 위해 새벽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합니다. 제발 장애아동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세요.”
인천시 연수구에서 4세 장애아동(지적 2급)을 키우는 A(39·여)씨는 새벽잠을 쫓으며 힘겹게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억장이 무너진다.
그는 “가까운 유치원에 장애아동 특수학급이 없어 아이를 남동구의 유치원으로 보내고 있는데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준비를 해야 한다”며 “하루에 버스로만 3시간 가까이 이동하기 때문에 아이도 매우 힘들어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남구 관교동에 거주하는 B씨 역시 집 주변에 장애아동을 교육할 만한 유치원이 없어 버스로 1시간 가까이 걸리는 남동구의 한 유치원으로 아이를 보내고 있다.
B씨는 “유치원에서 남구까지는 차량 지원을 해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인천지역에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해 장애아 가정들이 큰 고충을 겪고 있다.
22일 현재 인천시에 등록된 장애아동은 0~3세 202명, 4~6세 492명 등 700여 명이다.
하지만 이들의 교육을 담당할 특수학급이 설치된 유치원이나 특수학교가 턱없이 부족해 교육기회까지 박탈당하고 있다.
장애아동 특수학급이 설치된 유치원은 중구 10곳, 서구 7곳, 부평 4곳, 남동구 3곳, 계양 2곳, 강화 1곳 등 27곳이다.
그나마 특수학교까지 포함해도 인천지역에서 장애아동을 맡아 줄 시설은 39개에 불과하고 최대 160여 명만 수용할 수 있을 뿐이다.
특수학급이 설치된 유치원이나 특수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는 나머지 아동들은 다른 지역으로 찾아 나서거나 아예 유치원 입소를 포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인천시교육청은 장애아동의 교육을 담당할 유아 특수교사 수급 문제를 이유로 특수학급 신설이 어렵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미 2013학년도 특수학급 운영계획을 결정했기 때문에 추가 학급 편성을 위한 예산이나 교사 수급, 필요한 교실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장애인부모회 박태성 회장은 “중앙정부에서 올해 유아특수교사 증원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시교육청은 교사 수급이 이미 결정됐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시교육청의 행정편의주의로 장애아동들의 교육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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